알래스카 출신의 23세 산악인이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캐피탄에서 추락해 숨졌다. 그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던 차세대 클라이머로, 사고 당시 등반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청년은 시에라 네바다와 파타고니아 등 험난한 루트를 이미 성공적으로 완등했으며, 특히 지난 6월 북미 최고봉 디날리 산 남벽의 ‘슬로바키안 다이렉트(Slovak Direct)’를 단독 등반한 성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루트는 약 9,000피트의 수직 얼음벽으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등반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성공자는 지금까지 20여 명에 불과하다.
KTLA 캡쳐
이번 사고는 10월 1일, 높이 3,000피트에 달하는 엘 캐피탄의 ‘Sea of Dreams’ 루트를 오르던 중 발생했다. 그는 정상부 마지막 피치를 마쳤으나, 장비 가방이 바위에 걸리자 밧줄을 따라 내려가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밧줄이 가방까지 닿지 않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하강하다 끝에서 벗어나 추락한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고 장면은 현장에서 지켜본 사진가와 일부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밧줄 끝에 스토퍼 매듭을 묶어두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지만, 많은 클라이머들이 효율성을 이유로 이를 생략한다”고 설명했다.
요세미티 레인저들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으나,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어머니는 현지 언론에 “아들은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삶을 사랑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일을 하다 떠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