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시기가 돌아왔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최근 15년간 가장 많은 소아 독감 사망자가 발생한 뒤라 소아과 의사들은 접종을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11월을 앞두고, 10월이 접종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고 강조한다. 주사를 꺼리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도 있다. 올해는 일부 대상자가 비강 분무형 백신 ‘플루미스트(FluMist)’를 집에서 직접 접종할 수 있는 첫 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DC)와 주요 의학 단체에 따르면, 생후 6개월 이상 거의 모든 사람이 접종 대상이다. 최근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와 혼란이 많았지만 독감 백신 권고 지침은 바뀌지 않았다.
독감은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 임산부, 어린이, 그리고 천식·당뇨·심장질환·면역저하 등 만성질환을 가진 모든 연령대에서 위험하다. 고령층의 약 71%는 매년 접종하지만, 성인 전체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어린이의 경우도 최근 수년간 60% 이상에서 지난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백신이 모든 감염을 막지는 못하지만 중증과 입원은 효과적으로 예방한다는 것이 소아과 전문의들의 지배적인 소견이다. 매년 수만명의 미국인이 독감으로 사망한다. 특히 지난해 겨울은 유난히 심각해, CDC는 독감 관련 합병증으로 숨진 아동이 280명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기존 건강 문제가 없었으며 약 90%는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또 다른 우려는 뇌염 같은 드문 합병증이다. 지난해 100명 이상 아동이 독감으로 인해 발작·환각·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뇌 염증을 겪었으며 이들 대부분도 접종하지 않았다.
임산부의 경우도 독감에 걸리면 입원하거나 조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또 독감 예방접종 효과는 신생아에게도 전달된다. 영아들은 독감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모체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수년간의 연구 결과,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예방접종이 안전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65세 이상은 고용량 백신이나 면역 강화제가 포함된 백신을 권장한다. 다만 구하기 어렵다면 일반 성인용 백신을 맞아도 무방하다. 주사를 꺼리는 경우, 2세부터 49세까지는 비강 분무형 플루미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플루미스트는 20년 넘게 사용돼 왔지만 올해부터는 일부 성인이 온라인을 통해 신청해 집에서 직접 접종할 수 있다. 나이와 건강 설문에 따라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접종일에 맞춰 배송돼 스스로 또는 자녀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안내된다. 이 옵션은 지난해 연방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적용이 늦어 올해 처음 시행됐다. 현재 34개주에서만 가능한데, 제조사 아스트라제네카는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독감 백신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대부분의 민간보험에서는 지정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지역 보건국도 자격이 되는 사람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하게 접종을 제공한다. 가정용 플루미스트도 동일한 보험 규정이 적용되지만, 배송비는 개인 부담이다.
한편,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은 동시에 맞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전문의이자 달라스 보건·휴먼서비스국 국장인 필립 후앙은 “함께 맞아도 안전하며 동시에 접종하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최근 연방자문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를 철회하고 개인 선택에 맡기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아동 백신 프로그램을 통한 코로나19 백신 수급에는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