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한글, K-감성을 전하다

Los Angeles

2025.10.06 19:2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한글날 기획 커지는한글파워]
Gonggan·Ondo·Moim 음차 표기
한국적 정서· 브랜드 철학 담아내
정체성 표출·고객 소통 창구 활용

〈시리즈 순서〉  

〈상〉 한글 표기의 매력
〈중〉 영어 속에 담긴 한글
〈하〉 한글로 위장하다  
 
한글 단어 ‘공간’과 ‘모임’을 영어 발음 그대로 표기해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한 카페 공간 전경(왼쪽)과 모임 커피. [SNS 캡처]

한글 단어 ‘공간’과 ‘모임’을 영어 발음 그대로 표기해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한 카페 공간 전경(왼쪽)과 모임 커피. [SNS 캡처]

LA지역 한인들이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들이 한글을 단순히 표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어가 가진 정서와 의미를 영어로 옮겨 브랜드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영어권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는 한인들에게는 자부심과 색다른 표현방식으로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실버레이크에 자리한 카페 ‘Gonggan’은 이름 자체로 철학을 나타냈다. 단순한 ‘스페이스(space)’가 아닌, 사람과 감정이 머무는 여백을 뜻하는 단어 ‘공간’을 그대로 영어 표기로 옮겨 사용했다. 업체는 소개에서 “삶의 빈 공간을 채우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영어 표기로 담아내면서 오히려 외국인 고객들에게 브랜드 철학을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는 메뉴 역시 흑임자 라떼, 제주 녹차 등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온도를 뜻하는 단어를 그대로 옮긴 ‘Ondo Coffee’는 세련된 음차 표기로 커피의 경험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이름만으로 커피 한 잔이 주는 온기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Moim Coffee’는 한글 단어 ‘모임’을 발음 그대로 영어로 표기해 커뮤니티와 사람이 모이는 장소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카페는 소개글에서 커피를 만드는 이들부터 고객까지 함께하는 문화적 공간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단순한 번역 대신 원어 발음을 유지한 이름은 타인종 고객들에게 이색적인 매력과 한국어 단어가 가진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브랜드명 하나로도 공간이 지닌 정체성과 철학을 충분히 드러내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글을 영어로 옮긴 브랜드 이름은 문화 간 소통의 창구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도구”라며 “LA의 카페와 소규모 브랜드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한글의 깊은 의미를 알리고, 새로운 소비자들과 교감하면서 한글의 문화적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훈식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