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윤아(사진)씨와 아들 송민군이 최근 LA를 찾았다. 남가주밀알선교단이 주관한 ‘2025 밀알의 밤’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돌보심’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지난 3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열렸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우는 오씨에게 ‘돌보심’은 단순한 보살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 속에 살아온 삶의 고백이다. 본지는 지난 3일 오씨를 만나 ‘돌보심’과 양육, 그리고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었다. 다음은 오씨와 일문일답.
-본인에게 ‘돌보심’은.
“내게 ‘돌보심’은 하나님의 보살핌이다. 아들을 낳기 전에도 은혜를 많이 받았고, 실연의 아픔 속에서도 그 돌보심을 더 깊이 느꼈다. 아들이 자랄수록 값진 것들로 채워주시는 걸 체감했다. 그래서 내 삶은 ‘돌봄을 많이 받은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돌보심’이 어떻게 전해지길 바라나.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레 사회에서 작아지고 소그룹으로 밀려나는 경험을 한다. 또 아이가 클수록 부모가 받는 상처도 깊어진다. 저 역시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마음이 큰데도, 상처를 받았다. 나는 하나님 안에서 치유를 받았다. 품어주시는 감사함과 돌보심을 많은 분도 느꼈으면 좋겠다.”
-사회에 전하고 싶은 ‘돌봄’의 메시지는.
“돌봄의 출발점을 ‘인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들은 ‘절대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고 친정엄마와 친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같이 키워냈다고 생각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게 돌봄의 시작이다. 배제와 선입견은 큰 상처가 된다. 잠깐의 ‘불편해 보이는 행동’만으로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그 시선을 느낀다.”
-아들의 발달 장애를 공개한 계기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편스토랑’을 하던 가수 이정현씨가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제작진이 ‘아이 노출이 괜찮겠냐’고 물었고, 큰 생각 없이 ‘괜찮다’고 했다. 예전에는 아이에 관해 물으면 매번 ‘아프다’고만 말해 오해도 있었다. 아들이 4~5학년 때는 자폐 스펙트럼 증세가 심했지만, 방송 제의 당시엔 많이 좋아졌고 사회 적응을 한창 시키던 때였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처음 ‘엄마’라 부르던 순간도 있었다. 촬영은 쉽지 않았지만 매 순간 기도하며 잘 마칠 수 있었다.”
-어떤 어머니로 기억되고 싶나.
“친구 같은 엄마, 아들을 한없이 사랑했던 엄마로 남고 싶다. 나는 아이를 비교적 일찍 낳아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성장하며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더 들었다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 많이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려고 노력해왔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지금처럼 잘 지내고 싶다.”
-아들이 어떻게 자라길 바라나
“항상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의 구성원이 돼야 할 때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날 텐데 만나는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다. 무엇보다 민이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그 희망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