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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길도 甫吉島 -고향을 가다

Los Angeles

2025.10.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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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타향 풍진에 묻힌 긴 세월
 
낯설게 익은 허수한 갯가에 서니
 
비릿 구릿한 갯벌냄새
 
나르는 물새마저 낯설 고나
 
 
 
보길도 격자봉 정기 어린 선경도원 부용동
 
전설의 은밀한 신의 한수, 예단한 고산
 
불연 탐라도 배길 멈춰 은거처 탐망한
 
유유자적 풍류시인 고산 윤선도 원림
 
 
 
천연의 수려함 연꽃 닮아 고산 명명한 부용동    
 
유교문화 불급의 공간, 예술적 인공미의 조화
 
만고의 조선전통 삼대정원, 영예로운 나라명승
 
 
 
세연정 마루 귓전의 난세 은유시가 어부사시사
 
찌그덩! 찌그덩! 애내성 여민 고산 은둔의 통한  
 
천년노송의 솔바람 고산 충절시가 노래하네
 
 
 
격자봉 중턱 회유하는 수리구름 탄 동천석실
 
석실 밝아온 여명, 고산 철야집필 묵향의 미안        
 
고산 오우가 뜯는 가야금 소리에 피어난 연꽃
 
 
 
역정의 조신들 비사 보길도 동백꽃 되어,  
 
탐라도 귀향 길 멈춰 선 송시렬 백도리 절벽    
 
울라 피눈물로 새긴 우암 충절 암각시  
 
 
 
휘여! 휘여! 보길도 끝단 예송망대 서니  
 
그윽한 해안 천년 곰솔 군락의 수향  
 
어린 눈망울로 익힌, 색종이 배 저어 간 그림 바다
 
황금햇살 물결 위로 피득인 비늘 쫓던 기러기 날고
 
 
 
예송해안십리, 세월의 파편처럼 널린 오석  
 
모진 파도에 휘둘려 피멍 져 지새는
 
울음소리 지그르르… 지그르르…
 
 
 
홀연, 누군가 멈춰 새운 길  
 
어느 날 맨발의 귀소 길  
 
 
 
등문, 초장에 피는 동백꽃 되어  
 
보길도 고향의 시인이고 싶다
 
김탁제/시인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조선중엽 정3품 문무신  
 
  병자호란으로 10년간 보길도 은둔
 
*우암 송시렬(尤庵 宋時烈): 조선중엽 정승, 기사환국 사건으로
 
  탐라도 귀향
 
*윤선도 원림(尹善道 園林): 국가명승34호, 윤선도 사적507호
 
*연세정(然洗亭): 윤선도 임원, 세연지 중간 위치의 유희정각
 
*유유자적(悠悠自適): 마음 가는 대로 유희
 
*오우가(五友歌): 군왕 사모곡
 
*애내성: 노젓는 소리
 
*암각 시(岩刻詩): 바위에 새긴 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윤선도 명작 연시조 40수  
 
*오석(烏石): 껌정 까마귀 돌
 
*동천석실(洞天石室): 격자봉 중턱, 별서정각
 
*등문(登門): 필자의 선산

김탁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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