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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론] AP 한국어 과목, 다시 도전하자

Los Angeles

2025.10.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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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한 UC리버사이드 교수

장태한 UC리버사이드 교수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데 AP 과목 도입 추진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또 맡게 되었다. 1995년 SAT II 한국어 채택 위원장을 맡아 성공한 경험을 되살려 AP 도입을 추진해 달라는 도움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SAT II 한국어 채택 이후 한인 교육계에서는 AP 과목 도입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 구체적인 사례는 잘 모르지만 AP 도입에 필요한 기본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이다.
 
AP 과목 시험을 담당하고 있는 칼리지 보드, 즉 미 대학위원회는 AP 과목 도입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 있다.
 
첫째, 미국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고급반인 레벨 3 이상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가 250개를 넘어야 한다. 둘째, AP 한국어 시험 응시생을 확보하기 위해 각 학교당 최소 25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0개 이상의 미국 대학에서 AP 한국어 과목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 조건중 충족된 것은 세 번째 사안으로 현재 15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큰 문제가 되지 못한다. 다만 2023년 기준으로 미국 고교에서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는 곳은 217개 학교로 집계되었는데 문제는 대부분 기초 과목이고 레벨 3 이상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고등학교는 많지 않다. 따라서 칼리지 보드는 기본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할 근거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1995년 SAT II 한국어를 채택시켰을 때 미 전역에서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학교는 워싱턴 근교 딱 1개였으며 학생도 30명 미만이었다. 당시 칼리지 보드는 당연히 난색을 표명했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채택에 성공했기 때문에 기본 조건 충족을 못하는 것은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사안은 기금 확보이다. SAT II 한국어 채택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인 사회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았고 삼성에서 50만 달러 전액을 기부해서 칼리지 보드를 설득하고 채택할 수 있었다.
 
칼리지 보드는 AP운영재원을 수혜자 부담 원칙을 세우고 있어서 AP 한국어 과목 채택을 위해 기금 확보가 필요한데 150만~200만 달러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미주 한인 사회가 주도해서 기금 모금을 하고 한국 정부에서 상당한 재정 지원을 하고 한국 기업들도 참여한다면 기금 모금은 가능하다.
 
중국어 AP 시험도 중국 정부에서 50%를 재정 지원해서 가능했고 중국어 교사들을 파견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필자는 AP 한국어 도입 기금 모금을 위해 오는 11월 4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발표하여 기금 모금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에서도 이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현재 SAT II 한국어는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에 AP 한국어 시험 도입은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미국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증가하고 있고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K-pop 뿐만 아니라 K 문화에 대한 미국 청소년들의 관심이 커지는 현 상황은 1990년대 한국어 불모지였던 당시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므로 AP 한국어 시험 채택은 매우 고무적이다.
 
AP 한국어 시험 도입으로 미국 고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증가할 것이고 한국어 교육 표준화와 체계화가 가능해 질 것이며 한국어 교육 효과 극대화가 될 것이다. 또한 한국어 교육 질적 향상 및 교사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이제 미주 한인사회가 다시 한번 단합해서 AP 한국어 시험 도입을 성공시켜야 한다. 기금 모금 참여는 물론 여러 한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서 도움을 주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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