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도래하며 우리는 인간 고유의 역량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고민하게 됐다. 기술이 인간의 지적 노동 상당 부분을 대체할 미래 사회에서, 우리에게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필수적인 감성적 기술, 즉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함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여기에는 타인을 배려하는 공감 능력, 원활한 협상 기술,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끄는 힘,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그리고 올바른 판단 및 결정력 등이 포함된다.
책의 계절이 왔다. 자녀들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가정과 직장, 그리고 다양한 단체에서 어른들 책을 읽으며 배움의 여정을 계속하는 것은 어떨까. 배움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얼마나 몰랐는지를 깨닫게 된다. 반대로 배우지 않을수록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녀는 어른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며 독서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한 달에 한 번, 20분이라도 ‘가족 읽기 시간’을 만들어 각자 책을 읽고 서로 배운 점과 느낀 점을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 읽은 내용을 말로 표현하고, 글로 써보며, 어린 자녀들은 그림으로 나타내는 활동(Read, Talk, Write, Draw about it)은 매우 효과적이다.
독서는 어휘력을 풍부하게 하고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며, 우리가 속한 세계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성찰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역량을 길러 더 나은 사고력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한다.
필자 역시 책 읽기를 좋아해 여러 북클럽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독서는 인생을 성찰할 기회를 주고, 지적인 자극을 선사하며, 때로는 고단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하는 정신적 요법이자 도피처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예일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드슨 브루어(Judson Brewer)의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The Craving Mind)’였다. 저자는 20여 년의 임상 경험과 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우리의 뇌를 어떻게 교정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설명했다.
또 다른 책은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의 연구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쓴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The Singularity is Nearer)’였다. ‘AI 예언자’로 불리는 그는 이 책에서 AI가 인간의 경쟁자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공존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즉, 인간성(High Touch)과 첨단 기술(High Tech)의 결합을 통해 인류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시대에 걸맞은 교육의 변화에 대해 늘 관심을 가져온 필자에게 이 두 권의 책은 많은 영감을 주었다.
AI가 인간의 많은 것을 대체할수록, 우리는 더욱 인간다움을 찾아야만 했다. 그 해답은 바로 책 속에 있다. 오늘 당장,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배움의 여정을 다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