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전역의 선거관리 당국이 주정부에 새롭게 개편된 유권자 등록 시스템의 도입을 중단하고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해당 시스템의 결함이 “선거와 배심원 제도의 핵심 부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17일 텍사스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선거관리 관계 당국들은 지난 17일 제인 넬슨(Jane Nelson) 텍사스주 국무장관(Texas Secretary of State)에게 보낸 서한에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주 전역의 카운티 선거관리 관계 당국들은 지난 7월 주정부가 ‘TEAM(Texas Election Administration Management)’으로 알려진 유권자 등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 이후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고 수개월째 호소해왔다. 이로인해 수만건의 유권자 등록 신청이 밀려 처리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트비트(Votebeat: 선거 관련 초당파 비영리 보도매체)’는 전했다. 현재 이 중 대부분은 해소된 상태지만, 관리관들은 여전히 시스템 결함이 헌법 개정 관련 선거 준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샤 피어스(Alicia Pierce) 주국무장관실 대변인은 보트비트측에 “서한을 접수했으며 현재 검토 중이다. 지금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모든 카운티가 11월 4일 선거에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한은 선거를 담당하는 카운티 선거관리국장, 카운티 및 지방법원 서기, 판사 및 행정위원, 세무평가관·징수관 등 4개 그룹이 공동 명의로 보냈다.
넬슨 장관에게 보낸 서한과 최소 12명 이상의 선거관리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새 시스템으로 유권자 등록 신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이전 주소가 새 주소를 덮어쓰거나, 선거구 정보가 올바르게 입력되지 않거나, 아예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시스템은 일관성이 없어 어떤 날은 정상 작동하다가 다음 날은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서한은 “카운티들은 유권자 등록 신청과 등록 상태 갱신 처리에 상당한 지연을 겪고 있다”며 “여러 선거관리관들이 TEAM이 유권자 명부를 잘못 생성해 투표장 명부 갱신과 우편투표자 식별을 복잡하게 만들어 선거 보안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조기투표가 20일부터 시작된 상황에서, 주전역의 선거관리 관계자들은 넬슨 장관실이 새로운 시스템 기능을 추가하기에 앞서 기존 문제들을 먼저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한은 “이러한 조치 없이는 TEAM 시스템의 현 상태가 유권자와 선거관리 신뢰성 모두에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한에서는 TEAM 시스템 문제가 배심원 명부 작성에 이 시스템을 의존하는 소규모 카운티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법원 서기들은 새 시스템이 배심원 자격이 있는 주민 전체가 아닌 단순 등록 유권자만을 배심원 후보로 추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명시했다.
텍사스 카운티 선거관리관협회(Texas Association of County Election Officials) 크리스 맥긴(Chris McGinn) 사무총장은 “수주간 주정부와 회의를 갖고 문제를 전달했지만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 서한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투표가 시작된 시점인데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을 공식적으로 기록에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 관계자들은 서한에서 주국무장관실이 TEAM 시스템의 오류 수정 일정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해결된 문제와 남은 문제를 매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투표 및 개표 기간 동안에는 ‘전담 사고 대응팀’을 구성해 기술 인력을 상주시켜 긴급 수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일부 주의원들도 넬슨 장관에게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스틴 지역의 민주당 소속 주하원의원 6명은 지난 16일 넬슨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스템 문제는 카운티 선거관리관들의 잘못이 아니며 그들은 주어진 제한된 도구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한은 “시스템이 약속대로 작동하도록 보장하고, TEAM 소프트웨어 교육이 충분히 제공되며, 유권자들이 민주주의 참여라는 헌법적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주 국무장관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은 비키 굿윈(Vikki Goodwin) 의원이 작성했으며 도나 하워드(Donna Howard), 셰릴 콜(Sheryl Cole), 지나 히노호사(Gina Hinojosa), 제임스 탈레리코(James Talerico), 루루 플로레스(Lulu Flores) 의원이 공동 서명했다.
넬슨 장관은 대규모 시스템 업데이트 과정에서 “2천만건이 넘는 기록 이관과 카운티 직원 교육을 포함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여러 카운티가 사용하던 유권자 등록 대행업체의 재정 불안정이 예기치 않게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일부 카운티가 급히 TEAM으로 전환해야 했다고 밝혔다.
넬슨 장관은 “우리 직원들은 보통 수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몇 주만에 완료해 베어 카운티를 포함한 11개 카운티를 TEAM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통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