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출전을 반기는 콜로라도 교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손 선수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33)이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MLS(미 프로축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9호골을 터뜨렸다. 10월 18일(토) 오후 7시, 손흥민은 콜로라도 커머스(Commerce)시 소재 딕스 스포팅 굿즈 파크(Dick’s Sporting Goods Park)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42분 골망을 갈랐다.국가대표 A매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손흥민은 이날 선발로 출전해 초반에는 뚜렷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흥부 듀오’의 호흡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데니스 부앙가(Denis Bouanga)가 찔러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 후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를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후반 31분까지 76분간 활약한 뒤 교체됐다. 손흥민이 벤치로 물러난 뒤 LAFC는 추가골을 넣어 콜로라도와 2-2로 비겼으며. 서부 콘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콜로라도 래피즈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마지막까지 필사적인 경기를 펼쳤다. 경기 종료 5분 전 역전골로 리드를 잡으며 희망을 키웠지만, 종료 직전 허무하게 무너졌다. 후반 90분, 어색한 바운스와 리바운드 끝에 LAFC의 교체 투입된 앤드루 모란(Andrew Moran)이 동점골을 넣으며 래피즈의 희망을 끊었다. 이로써 래피즈는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승리 시 가능했던 서부 콘퍼런스 9위 와일드카드 진출이 무산됐다. 래피즈(11승 15패 8무)는 최근 4시즌 중 3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콜로라도 한인사회는 한 달 전부터 손흥민의 출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A매치 일정으로 결장이 우려되자, 이번 경기 티켓판매를 전담한 콜로라도 청소년문화재단은 래피즈 구단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손흥민 선수의 출전 여부를 확인했다. 결국 래피즈측은 10월 10일경 손흥민의 콜로라도 경기 일정이 확정되었음을 알려왔고, 재단은 이 소식을 교민들에게 전하고 응원봉과 태극기를 준비해 관중들에게 배포했다. 파커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손흥민 선수가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심란했다. 그런데 이렇게 와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멀리서나마 손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전, 몸을 풀기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손흥민을 향해 수많은 교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LAFC 원정석(123, 130~132 섹션)뿐 아니라 홈석 곳곳에서도 태극기가 펄럭였다. 오로라시에 거주하는 정모 씨는 “손흥민 선수 덕분에 처음으로 축구장을 찾았다”며 “날씨가 다소 춥지만, 이곳에서 수많은 교민이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2천 명은 넘게 온 것 같다. 내년에도 손 선수를 콜로라도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는 같은 날 내슈빌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시즌 27~29호 골을 올렸다. 마이애미는 5-2로 승리해 동부 콘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MLS 플레이오프는 동·서부 콘퍼런스 상위 1~7위 팀이 직행하며, 8·9위는 와일드카드전을 치른 뒤 마지막으로 본선에 합류한다. 각 콘퍼런스는 3전 2선승제의 1라운드 이후 준결승·결승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