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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가자미

Los Angeles

2025.10.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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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푸른 생선이 대세라 카믄서요
 
우린 참 조상님께 감사하지라
 
시커먼 피부에 눈까지 몰려
 
그물에 걸렸다가두 퇴출당해 부러버려
 
 
 
우린 욕도 잘 안 얻어 먹어야아
 
“눈 똑바로 뜨고 시방 뭐 하는 거여”
 
우린 생전 못 들어 본 소리랑께
 
 
 
작심하지 않아도
 
요래 겸손한 자태여
 
태어날 때부터
 
본시 납작하당께라
 
 
 
어쩌다 잡히면 발광않고
 
그대 밥상에 조신하게 오르리라
 
뼈도 발라 먹기 쉽게 생겼지라이
 
살도 솔찮이 많고
 
 
 
근디 부탁이 쪼깨 있소
 
지발 눈만 마주치지 말아주소
 
민망하다니께네
 
원래 요로코롬 돌아갔어라
 
그래서이 우리 가훈은 이것이여
 
“눈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르게”  
 
워메, 겁나 멋져부러 안그러요
 
 
 
눈 때문에 입을
 
조심하고 살었지라

홍유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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