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150만 명 EBT 중단 시니어센터에 재개 문의 급증 "식료품 어떻게 마련하나" 우려 푸드뱅크 통해 식품 공급 계획
LA 한인타운의 한 마켓 입구에 부착된 연방정부 ‘SNAP(저소득층 식품보조프로그램)' 이용 안내 포스터. 연방 정부는 셧다운 장기화로 11월 1일부터 SNAP 지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김상진 기자
11월 1일(내일)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영양보충지원 프로그램(SNAP·가주는 캘프레시)’이 일시 중단되면서 수혜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로 인해 캘프레시 수혜자에 대한 식료품비 지원이 당장 끊기면서, 지원 재개 시기 등을 묻는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30일 식료품 전용 구매카드(EBT)를 받는 LA 한남체인에서는 캘프레시 지원금이 충전된 EBT 카드를 이용해 쌀, 라면, 채소 등을 구입하는 한인들의 모습이 다수 눈에 띄었다.
EBT 카드로 쌀과 채소를 구입한 김모(90) 할머니는 “매달 120달러가 EBT에 충전되는데, 다음 달부터 지원이 끊긴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 지원금이 우리에게는 정말 중요한데, 당장 먹을 것을 살 수 없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켓을 찾은 이모(60대) 씨 부부는 “EBT 카드를 쓴 지 4년 정도 됐는데 지난주 우편으로 중단 안내를 받았다”며 “다음 달이 걱정돼 오늘 쌀을 한 포 사려다, 다음 달에 쓰려고 지원금을 아꼈다”고 전했다.
LA카운티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식료품 긴급지원을 위한 핫라인(211)을 운영하기로 했다. 카운티는 이번 캘프레시 중단으로 약 150만 명의 주민이 식료품 지원비를 받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남체인 관계자는 “손님 10명 중 3명이 EBT 카드를 사용한다”며 “지원금이 끊기면 시니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외상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A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에도 캘프레시 중단과 관련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 센터의 김윤수 매니저는 “한인 시니어 상당수가 EBT 카드 소지자”라며 “이번 중단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가장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EBT 카드를 받는 한인 업소들도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LA 울타리몰 윤영란 지점장은 “지원금이 중단되면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당장 매출 감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LA카운티 공공소셜서비스국(DPSS)은 긴급지원금 1000만 달러를 투입해 LA리저널푸드뱅크에 지원하기로 했다. 리저널푸드뱅크는 해당 예산으로 식료품을 구매해 카운티 전역 940개 푸드뱅크(lafoodbank.org·문의 211)에 공급할 예정이다.
LA카운티 공원관리국은 공원 등 지정 장소에서 청소년과 시니어를 대상으로 무료 식사를 제공하며(parks.lacounty.gov/lacounty-parks-food-programs), 60세 이상 시니어는 지역 시니어센터에서 무료 식사(문의 800-510-2020)를 이용할 수 있다.LA케어헬스플랜도 540만 달러를 투입해 YMCA 등을 통해 청소년 식료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LA통합교육구(LAUSD)는 웹사이트(lausd.org/cafela)를 통해 청소년 대상 무료 아침·점심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 연방 농무부가 운영하는 여성·영유아 특별영양보충프로그램(WIC)을 통해서도 식료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91997 번호로 ‘APPLY’ 문자를 보내거나 웹사이트(startwic.org)에 접속하면 된다.
지원금 중단으로 인한 식료품 절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LA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올림픽 경찰서 레이첼 로드리게스 서장은 “한인타운에는 소규모 식료품점이 많다”며 “절도나 강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순찰을 강화하고, 사건 발생 시 즉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