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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위진록, 손편지 엮은 삶의 기록 출간

Los Angeles

2025.11.02 18:19 2025.11.0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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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서 ‘세월의 흔적’ 출판기념회
8년간 왕래 서신 200통 편찬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 가득
PCI 스펜서 김 회장 출판 후원
지난 1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위진록 서간집 '세월의 흔적'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이상모 작가]

지난 1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위진록 서간집 '세월의 흔적'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 이상모 작가]

KBS 1기 아나운서 출신 수필가 위진록(97) 선생이 펴낸 책 ‘세월의 흔적: 8년간의 손편지에 담긴 인생 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지난 1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 재미수필가협회 회원 등 한인사회 인사들과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원로 문인을 축하했다.
 
위진록 선생이 답사를 하고 있다.

위진록 선생이 답사를 하고 있다.

위 선생이 붓글씨로 쓴 천자문 족자.

위 선생이 붓글씨로 쓴 천자문 족자.

‘세월의 흔적’은 위 선생이 2018년부터 8년간 한국의 전 대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정순진(68) 씨와 주고받은 손편지 200통을 엮은 서간집이다. 사회를 맡은 수필가 장소현 씨는 “거창한 철학이나 사회 담론이 아니라, 꾸밈없이 적어 내려간 일상의 기록이 오히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에서 비롯됐다.  
 
위 선생은 2013년 자서전 ‘고향이 어디십니까-KBS 원로 아나운서 위진록의 고백적 기록’을 출간했다. 22살에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22년, 미국에서 53년, 인생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살게 된 사연과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몸소 겪으면서 만난 인연들에 관해 솔직하고 꼼꼼하게 기록한 책이다. 위 선생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최초로 보도한 KBS 1기 아나운서로, 석 달 뒤 9월 28일 유엔군의 서울 수복 소식도 처음 보도했다. 전쟁 중에는 일본 도쿄 유엔군총사령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휘하에서 전황을 방송한 아나운서였다. 1972년 미국으로 이민 온 뒤 남가주 허모사비치에서 10년간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며 지역 명사가 됐다.
 
위 선생은 2018년 LA를 방문한 정 교수에게 자서전을 건넸다. 정 교수는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 단숨에 읽고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삶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직접 손편지로 독후감을 보냈다. 이에 감동한 위 선생이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면서 두 사람의 서신 교류가 시작됐다. 태평양을 건너 왕복 한 달이 걸린 이 편지 교류는 200여통에 이르렀다.
 
오랜 친구이자 태평양세기연구소(PCI) 공동창립자인 스펜서 김 회장이 이 사연을 듣고 출판을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편지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전 회장 김화진 씨는 “이 책은 한 번 펼치면 덮지 못할 만큼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득하다”며 “일상적 삶을 나누고 교감한 편지 내용이 행복의 본질을 되짚게 한다”고 평했다.
 
공동저자인 정 교수는 일가족을 데리고 한국에서 LA로 날아와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정 교수는 “위 선생님과의 서신 왕래를 통해 삶은 매일매일이 기적이자 축복임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위 선생은 “우연은 신의 다른 이름이라는 아나톨 프랑스의 말처럼, 그 우연이 이어져 이 책이 나왔다"며 “97세에 책을 내고 사람들 앞에서 말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 선생은 직접 붓글씨로 쓴 천자문 족자 두 점을 정 교수와 김 회장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서간집 속에는 천자문 완성을 앞두고 글씨를 망쳐 다시 써야 했던 일화가 담겨 있어 참석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위 선생은 남가주 문단과 방송계에서 오랜 세월 활동해온 명사로, 가주예술인연합회 회장과 재미방송인협회 고문을 역임했다. ‘하이! 미스터 위(1979),’ ‘이민 10년 생(1984),’ ‘잃어버린 노래(1993),’ ‘낙타의 속눈썹(1997),’ ‘클래식, 내 마음의 발전소(2011)’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이민자의 삶과 음악, 인생의 단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독자 선착순 무료 배포 

 
‘세월의 흔적’은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책입니다. 미주중앙일보는 PCI의 후원으로 이 책을 관심 있는 독자에게 1인 1부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합니다. 신청은 e메일([email protected])로만 받으며, 성함 주소 전화번호를 꼭 기재하셔야 합니다. 접수 연락을 받으신 분은 본사(690 Wilshire Pl, LA, CA 90005)에서 수령하십시오. 배송비($20) 부담 조건으로 미국에 한해 우송도 해드립니다.

이무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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