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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에 4천만불 뜯은 피싱 사기단 적발

Los Angeles

2025.11.06 20:58 2025.11.0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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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지호도 포함된 22명
인도·태국 콜센터 거점 두고
샌디에이고서 자금세탁까지
피해자는 60~80대 시니어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시니어층을 겨냥한 피싱 사기가 급증한 가운데, 한인을 포함한 국제 사기 조직이 대규모로 적발됐다. 정부 기관들은 “시니어를 노린 범죄가 폭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사진)를 당부했다.
 
연방수사국(FBI)은 5일 인도·태국·두바이를 거점으로 활동한 대규모 국제 피싱 사기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조직에는 한인 이지호(25·Michael Jeeho Yi)씨를 포함해 샌디에이고 지역 공범 22명이 포함됐으며, 모두 기소됐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들은 인도에 위치한 콜센터를 거점으로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기술지원’과 ‘리펀드’ 사기를 벌여 500여 명의 피해자로부터 4000만 달러를 갈취했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60~80대 시니어였다. FBI는 이 조직이 최소 2021년 7월부터 활동해 왔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 사기단이 기술지원 사기▶ 환불 사기▶ 자금세탁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먼저 기술지원 명목으로 접근해 원격 조작을 유도하고, 이어 환불 오류를 가장해 송금을 요구했다. 이후 국내 공범이 모은 돈을 해외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조직의 국내 핵심 인물은 샌디에이고 거주자 빅터 리 매리언(41)으로 지목됐다. 그는 자신이 운영한 ‘메카 바버샵’을 통해 공범을 모집하고, 피해금을 인도·두바이 조직원에게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공범은 태국으로 초청돼 항공·숙박을 제공받으며 ‘환불 사기’ 실전 통화 훈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소된 22명 중 대부분은 피해자 계좌에서 빠져나온 돈을 전달하는 송금책(money transmitters) 역할을 맡았다. 일부는 직접 피해자와 통화하며 환불 사기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은 전신사기, 자금세탁 공모 등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 시 최대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
 
FBI는 샌디에이고 일대 여러 곳을 압수수색해 사기피해금이 입출금된 은행 계좌와 피해자 돈으로 구매한 BMW 차량을 압류했다.
 
마크 다르기스 FBI 샌디에이고 지부장은 “시니어층의 신뢰를 악용해 평생 모은 돈을 빼앗는 범죄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니어를 표적으로 삼는 모든 범죄에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추가 피해자와 제보를 받고 있으며, 관련 정보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신고할 수 있다.
 
한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00년 이후 60세 이상 시니어의 금융사기 피해가 4배 증가했다”며 “지난해 피해액만 4억45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피해 규모가 약 8배 가까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본지 8월 18일자 A-3면〉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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