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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소수계 언론이 필요한 이유

Los Angeles

2025.11.10 19:16 2025.11.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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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2025 에스닉 미디어 엑스포 및 시상식’의 화두는 분명했다. 〈본지 11월10일자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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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 언론은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라, 다문화 사회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보도하고 목소리를 내는 오피니언 리더라는 점이었다.
 
일례로 이날 비즈니스·경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싱타오 차이니즈 라디오’가 그렇다. 이 매체는 주류 언론이 미처 조명하지 못한 이민자들의 세밀한 현실을 비춘 보도로 주목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경기 침체를 다룬 보도는 많지만, 싱타오는 차이나타운 상권 붕괴와 인구 유출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중국계 주민의 시선에서 접근했다.  
 
임대료 폭등으로 문을 닫는 노포, 일자리를 잃은 1세대 상인, 그리고 불안에 빠진 공동체의 모습을 통해 통계 너머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담아냈다.
 
본지가 보도한 LA킹스 경기장에서의 한인 시니어 하모니카 공연 기사도 같은 맥락이다.  
 
ESPN이나 워싱턴포스트가 그 장면을 단순한 공연 소식으로 다뤘다면, 본지는 한인 이민자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이 표현된 순간을 포착했다.  
 
평생 소수자로, 외로운 이민자로 살아오며 박수 한번 제대로 받아본 적 없던 이들이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미국 사회의 일부가 됐다”고 말하던 그 표정, 그것이 바로 소수계 언론만이 포착할 수 있는 찰나였다.
 
알타데나 산불로 폐허가 된 뒤 반년 만에 재기한 한인 운영 식당 ‘페어옥스 버거(Fair Oaks Burger)’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의 정서인 ‘정(情)’ 문화를 섬세하게 다뤘다. 한인 이민자 공동체만이 공유할 수 있는 미묘한 감정과 관계를 끄집어낸 것이다.
 
이번 행사에는 가주 전역의 50여 개 소수계 언론사에서 기자 및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소수계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기록하는 이들이다.
 
주류 언론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스토리는 여전히 많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소수계 언론인들은 지금도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김경준 기자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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