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KDVA)’ 즉, ‘주한 미군전우회’ 연례총회는 과거 한반도에서 함께 피와 땀을 흘린 전우들이 미국 땅에서 다시 모여 한미동맹의 오늘을 기리고, 다가오는 도전에 맞서 단단한 결속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전 주한미군사령관인 로버트 에이브람스 장군과 한국 측에서 전 합참의장인 정승조 예비역 대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옛 전우들의 눈빛은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았으며 그 속에는 숱한 전투에서 함께 흘린 피가 남긴 책임감과 함께 만들어갈 평화에 대한 굳건한 결의가 있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미국 내 향군 단체로부터 초청을 받아 매번 함께 행사하고, 전우의 손을 잡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미동맹의 살아 있는 증거다.
오늘(11일)은 미국의 ‘Veterans Day’이자, 전우들이 서로를 돌아보는 특별한 날이다. 이날을 통해 우리는 전우애가 단순한 기억을 넘어,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전략적 가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이어진 세월 속에서 미국과 한국의 군사동맹은 늘 시험에 들었다. 하지만 이날 전우들의 만남은 과거의 전투가 남긴 상흔을 넘어, 미래를 향한 연대로 전환되는 상징이다. 이 우정이야말로 서해 · 동해의 바다와 태평양을 넘어 양국 국민과 병사들의 심장을 연결하는 등불이 된다.
행사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중국과 북한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현실 속에서, 한미동맹은 단순한 규모나 시설이 아니라 예약된 약속, 전우가 전우를 지키는 거룩한 약속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전우들이 있었기에 ‘지키는 힘’은 생겼고, 지금은 그 위력이 동맹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그 힘은 바로 한국과 미국 시민이 함께 누리는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든든한 기둥이다. 실제로 한미동맹은 단순히 군사적인 협력 관계가 아닌, 미래지향적이며 상호 신뢰에 기초한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논평도 있다.
전국적인 향군의 날을 앞두고 지역 향군 단체들이 준비하는 전우 초청 행사에 참가할 우리 한국전 참전유공자들은 단지 과거를 기리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 6.25참전 노병들은 한미동맹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현재진행형 동반자다. 우리가 이들을 향해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할 때, 그 감사는 과거로 멈추지 않고 미래로 이어지는 다리가 된다. 그 다리를 통해 한미 양국은 다가오는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피의 연결이라는 사실을 맞들 수 있다.
전우의 손을 잡고 나누는 한마디가 얼마나 묵직한가를 오늘 다시 생각해 본다. “함께였다”는 기억이 “함께한다”는 현실이 되고, 그것이 “함께할 것이다”는 신념으로 승화될 때 비로소 동맹은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약속을 다지며 그리고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전우들께 존경의 경례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