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은 내년 6월 오렌지카운티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다. 당선되면 2018년 2지구에서 당선된 미셸 박 스틸 전 수퍼바이저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한인 수퍼바이저가 탄생한다.
풀러턴, 부에나파크, 브레아, 플라센티아, 스탠턴 등지를 포함하는 4지구는 남가주의 대표적인 한인 밀집 주거 지역이다. 정 시장 캠프 측은 4지구 한인 유권자가 2만1128명으로 전체 유권자 34만2828명 중 6.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인 유권자들의 표만으로는 당선될 수 없지만, 한인 표심이 결집하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거구다.
내년 6월 예선까지는 불과 7개월여 남겨두고 있다. 예선에서 상위 득표율 1, 2위를 기록하는 후보는 11월 결선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정 시장이 11월 결선에 출마해 승리할 경우, 정 시장이 관할하는 풀러턴 1지구 시의원 보궐선거가 열린다. 보궐선거가 열릴 경우 정 시장의 뒤를 이어 또 다른 한인 시의원이 배출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중요한 과제가 대두한다.
정 시장은 지난 2020년 한인으로는 최초로 풀러턴 시의회에 입성했다. 당시 그가 출마한 1지구는 ‘한인을 위한 선거구’라고 불릴 정도로 한인 주민 비율이 높은 곳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72%에 달하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정 시장의 시의원 임기는 4년이다. 내년 수퍼바이저 선거에서 패할 경우, 정 시장은 2028년 말까지 1지구 시의원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풀러턴의 이웃 도시인 부에나파크에선 내년 11월 시의원 선거가 열린다. 조이스 안 시장은 이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안 시장은 2022년 부에나파크 1지구에서 당선됐다. 부에나파크 1지구 역시 한인 밀집 지역인 데다 안 시장이 지역구 일을 열심히 챙겨왔기 때문에 재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부에나파크 1지구에선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지역구 선거제에 따른 선거가 열렸다. 당시 선거에서 현직 시장과 대접전을 벌인 끝에 당선된 써니 박 전 시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 결선에 진출했지만 더그 채피 현 수퍼바이저에게 석패했다. 안 시장은 박 전 시장의 뒤를 이어 시의회 내 한인 시의원 명맥을 이었다.
박 전 시장의 뒤를 이은 안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1지구에선 3차례 선거에서 한인이 연속해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1지구에선 한인이 뛰면 당선된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향후 안 시장의 뒤를 이을 한인 후보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부에나파크 1지구와 풀러턴 1지구는 한인 유권자 밀집도에 관한 한, 아주 특별한 선거구다. 이 두 지구에서 계속 한인 시의원이 배출돼야 앞으로 한인 수퍼바이저, 가주와 연방 의회 의원 당선을 노릴 기반이 마련된다.
정 시장과 안 시장은 한인 밀집 선거구를 대표한다는 점 외에 공통점이 많다. 두 시장 모두 시의회에 한인 주민, 업주 등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한편, 한국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애써왔다. 이 과정에서 ‘한인, 한국 관련 사안 챙기기에 몰두한다’는 견제와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인 밀집 지역구에서 한인을 대변하는 정 시장과 안 시장의 존재는 그 자체로 OC북부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 운동의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두 정치인에겐 한인사회 정치력을 더 키워나갈 수 있도록 후진을 양성하고 그들의 뒤를 따를 한인을 위해 정지 작업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무도 주어졌다.
정 시장과 안 시장의 내년 선거는 한인사회에도 매우 중요하다. 한인 정치력 신장은 정치인과 유권자가 함께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 스스로 도와야 하늘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