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퀸즈 엘름허스트의 한 아파트를 급습한 ICE 요원들. 문을 부수고 침실로 들어간 이들은 가족들에게 총을 겨누기도 했다. [뉴욕이민자연맹(NYIC) 영상 캡처]
무장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퀸즈의 한 주택을 급습, 거주자에게 총을 겨누고 위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이민자연맹(NYIC)은 20일 일주일 전 ICE 요원들이 영장도 없이 엘름허스트의 한 주택 문을 부수고 침입했으며, 여성과 네 자녀에게 총을 겨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제니퍼)가 촬영한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13일 ICE 요원들은 이 주택 문을 부수고 지하실로 내려가 침실로 들이닥쳤다. 영상에서 요원들은 여성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당장 손을 들고 나오라”고 소리쳤다. 이 여성이 “아기가 있다. 나갈 수 없다”며 버티자 요원들은 “스스로 나오지 않으면 끌고 갈 수밖에 없다”며 위협했고, 결국 한 요원은 여성을 침대에서 끌어내렸다.
출동한 요원들은 신분을 밝히지 않은 데다 영장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전술 장비와 돌격 소총, 헬멧까지 착용하고 나타나 아이와 여성을 위협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충격을 주고 있다. 요원들은 1시간 가량 질문을 이어간 뒤 주택을 떠났다.
무라드 아와데 NYIC 회장은 “주거침입 사건으로 이들이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ICE는 불법적으로 뉴욕 시민을 위협하고 총을 겨누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갑작스러운 소동에 이웃들은 강도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뉴욕시경(NYPD)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요원들 옆에 차를 세우고 잠깐 대화한 뒤 현장을 그대로 떠났다.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국토안보부(DHS)는 “ICE 요원이 찾으려던 인물(가브리엘 우에라-베탕쿠르)은 제니퍼의 사촌으로 폭행과 난폭 운전, 불법 재입국 등의 기록이 있다”며 “요원들이 총으로 위협한 적이 없고, 가브리엘의 공식 주소에 해당 주소가 있어 찾아간 것”이라고 항변했다.
상황이 알려지자 정치인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민법원에 정기적으로 출석해 불체자 단속에 반대하고 있는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원장은 이날 뉴욕시의회에서 “피난처 도시 법과, 불법 이민단속에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할 조례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뉴저지주 뉴왁의 해산물 도매 시장에도 ICE 요원이 급습, 13명을 구금했다. ICE는 지난 1월에도 이 시설을 급습한 바 있다.
이민 단속이 점차 강화하자, 한인 사회에서도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주 최대 도시 샬럿에서도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이 벌어지자 한인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한인마트는 영업시간을 줄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