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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황혼 이혼, 반드시 점검해야 할 네 가지 [ASK미국 가정/이혼법-리아 최 변호사]

Los Angeles

2025.11.21 10:41 2025.11.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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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캘리포니아에 사는 60대 후반 남성 A씨. 어느 날 집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어보니, 낯선 남성이 두툼한 봉투를 들고 서 있습니다.
 
“Are you Mr. ○○?” “예… 그런데요.” 남자는 “법원 서류입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봉투를 건네준 뒤 돌아서 가버립니다. 찜찜한 마음으로 봉투를 열어보니, 맨 앞장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Summons(소환장), Petition for Dissolution of Marriage(이혼 소장)
 
아내가 “이혼하자”는 말을 한 적은 있었지만, 정말 법원 이혼 소장이 집 문 앞까지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A씨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이 나이에 변호사 싸움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집이랑 재산 다 주고 끝내버릴까요? 어차피 저는 소셜 시큐리티 연금만 있으면 먹고는 살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하면 이혼이 안 되는 건가요?” 실제로 60·70대 남편분들이 이혼 소장을 처음 받으셨을 때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답= 
1. 이혼 소장을 받았다는 건 이미 ‘절차가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이혼 소장을 personal service(직접 송달)로 받았다는 것은, 아내가 이미 법원에 이혼을 정식으로 접수했고 그 사실이 남편에게 공식적으로 통지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많은 남편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나는 이혼할 마음이 없으니까 굳이 답변서를 안 내면, 아내도 언젠가는 마음을 돌리고 소송을 중단하겠지.”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무과실 이혼(no-fault divorce) 주이기 때문에, 한쪽이 이혼을 원하면 절차는 계속 진행됩니다. 남편이 정해진 기한 안에 답변서(Response)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남편의 의견을 듣지 못한 채 아내가 소장에 적어낸 내용과 요청만을 기준으로 재산분할과 배우자부양료(Spousal Support)를 결정하는 디폴트(Default)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안 하면 언젠가 멈추겠지”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면 내 주장 없이 이혼과 재산분할이 결정될 수 있다”
에 더 가깝습니다.
 
2. “그냥 다 줘버리고, 나는 소셜 시큐리티로 살겠다”는 생각의 함정
 
황혼 이혼에서 남편분들이 가장 자주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이 나이에 싸우기도 싫고, 그냥 집이랑 재산 다 주고 끝내고 싶습니다. 저는 소셜 시큐리티 연금만 받아도 밥은 먹고 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60·70대에 가진 집(주거 안정), 은퇴 연금·401K·IRA, 저축·투자금은 단순한 ‘여분 재산’이 아니라,
소셜 시큐리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앞으로 20~30년의 생활비·의료비·요양비를 떠받치는 기반입니다.
 
순간의 감정으로 “그냥 다 줘버리자”고 합의해 버리면, 정작 본인은 월세·공과금·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고 한 번 판결이나 합의서가 나오면, 나중에 후회해도 되돌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혼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억울한가”가 아니라 “이혼 이후에도 내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가” 입니다.
 
3. 60·70대 황혼 이혼에서 꼭 점검해야 할 네 가지
 
이 연령대에서 이혼을 준비할 때는 특히 다음 네 가지를 먼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첫째, 집(주거 문제) 집을 팔 것인지, 한 사람이 계속 살 것인지, 한 사람이 거주를 유지한다면 지분을 어떻게 정산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집은 단순 재산이 아니라 노후의 주거 안정과 직결됩니다.
 
둘째, 은퇴 소득(연금·401K·IRA 등) 공무원 연금, 군인 연금, 회사 연금, 401K, IRA 등은 경우에 따라 QDRO(은퇴자산 분할 명령) 같은 별도 절차가 필요한 자산입니다. “각자 명의로 된 건 각자 가져가자” 한마디로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셋째, 배우자부양료(Spousal Support) 이미 은퇴했더라도, 재산·은퇴 소득·결혼 기간·건강 상태 등을 종합해 얼마를, 얼마나 오래 지급할지가 쟁점이 됩니다. “은퇴했으니 소득이 없다”는 말로 책임이 끝나지 않습니다.
 
넷째, 건강과 향후 의료비 지금 가진 재산이 많아 보이지 않아도, 당뇨·심장질환·치매·장기 요양 등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부담은 커집니다.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재산을 쉽게 포기하면, 나중에 본인 치료비·돌봄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네 가지를 차분히 계산하지 않은 채 “그냥 다 주고 끝내자”라고 결정하면 정작 본인의 노후가 완전히 비어버릴 수 있습니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만으로 캘리포니아의 집세·물가·의료비를 감당하기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4. 이혼 소장을 받으셨다면, 최소한 이것만은 하세요
 
첫째, 소장과 첨부 서류 전체를 보관하고 사진·PDF로 남겨두기 봉투, Summons, 이혼 소장, 재산 관련 서류 등을 변호사에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정리해 두세요.
 
둘째, 아내나 자녀 의견만 듣고 성급히 결정하지 않기 가족의 조언은 힘이 되지만, 법적·재정적 결과까지 책임져 주지는 않습니다.
 
셋째, 가급적 빨리 이혼 변호사와 상담 잡기 답변 제출 기한, 지금 하면 안 되는 행동(재산 숨기기·이동 등),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서류(계좌 내역, 연금·부동산 정보 등)를 구체적으로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이혼을 막고 싶다”는 감정과 별개로 ‘조건’을 준비하기 이혼을 막고 싶든, 결국 받아들일 생각이든 조건과 절차에 대한 준비는 동일하게 필요합니다. 감정과는 별개로, 내 노후와 재정을 어떻게 지킬지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노년기에 문 앞까지 찾아온 이혼 소장은 단지 부부관계의 종결이 아니라, 남은 인생의 재정·건강·주거를 다시 설계하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냥 다 줘버릴까? 소셜 시큐리티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 라는 말이 나올 만큼 힘든 상황일수록, 그 순간 잠시 멈춰 서서 “내 노후와 내 권리를 어디까지 지킬 것인지” 전문가와 함께 차분히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문의: 213-433-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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