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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떴다” 불체자 단속 정보 실시간 공유

Los Angeles

2025.11.26 19:04 2025.11.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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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장기화에 자구책 마련
요원 발견하면 경고 메시지
한인들도 카톡방 정보 전파
한인들이 ICE 단속정보를 대화방에서 공유하고 있다. [독자제공]

한인들이 ICE 단속정보를 대화방에서 공유하고 있다. [독자제공]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남가주에서 불법체류자 집중 단속을 벌인지 반년이 지나면서, 한인을 포함해 단속에 큰 영향을 받는 주민들은 신속한 정보 공유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일했던 이모(42)씨에게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ICE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창구다. 디자이너·패턴사 등 자바시장 종사자 100명 이상이 참여한 이 채팅방은 지난 6월부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현장 단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있다.
 
이씨는 “ICE 단속 강화로 자바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보니 주변에서 단속이 벌어지면 즉시 알려준다”며 “원래는 채용·생활 정보를 나누던 방이었지만 최근에는 단속 정보 비중이 커졌고, 서로 검증된 사람만 초대해 정보 보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자바시장 업주 40여 명도 왓츠앱에 업주 대화방을 개설했다. 한인과 라틴계 업주들은 6개월째 직원 출근 현황과 ICE 단속 소식 등을 공유하며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주 박모씨는 “범죄 전력이 없는 불법체류 직원들까지 일터에 나오기를 주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화방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비영리 언론매체 LA퍼블릭프레스는 최근 ICE 등 이민 당국 요원들이 아무 표식이 없는 차량을 이용해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서자,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는 사례가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응팀은 이민자 권익단체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단체 티셔츠를 착용한 채 지역 사업체와 거리에서 단속 요원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이스트LA, 사우스LA, 벨시, 패서디나 등 여러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단속에 대비해 이민자 권익 정보와 비상연락망 정보가 담긴 전단지를 주민들에게 배부한다. ICE 요원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발견할 경우 즉시 비상연락망을 통해 경보 메시지를 전파하기도 한다.
 
특히 전국적으로 조직된 신속대응팀은 단속 현장에서 ‘소리’를 활용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확성기, 차량 경적, 냄비 등을 이용해 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단속 요원들이 압박을 느껴 현장에서 물러나도록 유도한다.
 
패서디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엘리자베스는 “ICE 요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SUV 차량을 발견하면 곧바로 주변 아파트 등 한 블록 전체에 경보를 보낸다”며 “그러면 주민들이 모여 경적을 울리며 ‘여기를 떠나라’고 외친다”고 전했다.
 
한편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에서 주교들은 “무차별적인 대규모 추방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전체 투표자 224명 중 216명이 찬성했다. LA타임스는 가톨릭 주교들이 연방 행정부의 특정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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