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부온나탈레<Merry Christmas>…12월의 이탈리아, 여행이 선물로

Los Angeles

2025.11.27 17:00 2025.11.27 01:0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여야기] 이탈리아의 성탄절
밀라노, 마리아 대축일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도시
셰익스피어의 줄리엣 집 발코니에 쌓인 소망 베로나
곤돌라가 스치는 수면 위 은빛 파문이 이는 베니스
르네상스 심장인 피렌체, 성탄의 빛으로 다시 깨어나
크리스마스 시즌,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는 거대한 트리가 세워지며 축제 분위기를 가장 먼저 전해준다.

크리스마스 시즌,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는 거대한 트리가 세워지며 축제 분위기를 가장 먼저 전해준다.

겨울이 오면 유럽은 서서히 빛을 갈무리하며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준비한다. 그리고 그 절정은 언제나 크리스마스다. 40여 년 동안 수많은 도시의 겨울을 보아왔지만, 이탈리아의 12월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곳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찬 바람이 골목을 훑고 지나가도 그 공기마저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성탄을 기다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숨결 덕분이다. 그들의 미소, 해 질 무렵 조용히 켜지는 불빛, 골목마다 번지는 설렘이 이 계절의 이탈리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따뜻한 구유 장식과 빛나는 트리가 어우러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따뜻한 구유 장식과 빛나는 트리가 어우러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가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때는 성탄절이 있는 12월”이라고.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12월 초, 가톨릭 공휴일인 마리아 대축일(ImmacolataConcezione)이 지나면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하나둘씩 빛을 달기 시작한다. 두오모 성당 앞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불빛이 층층이 쌓여 겨울 하늘을 밝히고, 골목길마다 구운 밤의 고소한 냄새와 따끈한 와인의 달큰한 향기가 퍼진다. 쇼윈도에는 선물 상자와 장식품들이 가득하고, 거리에는 가족의 손을 잡고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따뜻한 풍경 속을 걸으며 마음 깊은 곳까지 은은히 데워지는 겨울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는 ‘라 베파나’라는 독특한 전통으로 완성된다. 1월 6일 에피파니 축일에 나타난다고 전해지는 라 베파나는 빗자루를 타고 다니며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 장난꾸러기에게는 석탄을 준다는 전설 속 인물이다. 마치 산타클로스의 이탈리아식 변주처럼, 연말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고 정겹게 만든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한동안 도시엔 명절의 온기가 남아 있고, 여행자는 그 여유로운 분위기 속을 거닐며 12월의 이탈리아가 왜 특별한지 깨닫게 된다.
 
크리스마스 시즌 이탈리아를 찾게 된다면 북부 밀라노에서 남부 나폴리까지 이어지는 일주 여행이 제격이다. 첫 관문인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겨울에도 세련된 기운이 넘친다. 600년 세월이 스며든 두오모 성당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어우러져 더욱 장엄해진다. 라 스칼라 극장과 엠마누엘 2세 갤러리는 크리스마스 조명 아래 화려한 회랑을 펼쳐 보이며, 여행자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이끈다. 특별히 밀라노에서 맛보는 이탈리아 특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도시의 품격과 역사를 담은 ‘식탁 위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밀라노가 원조인 돈까스(코톨레타)는 바삭한 식감 속에 육즙이 은근히 배어 나와 북이탈리아 특유의 담백한 풍미를 전한다. 또한 해물 스파게티는 지중해의 싱그러운 향을 입안 가득 채워주고, 나폴리식 피자는 고소한 도우와 깊은 토마토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새하얀 눈이 내려앉은 피렌체의 겨울 풍경 속에서 두오모와 지오토의 종탑이 우아하게 솟아 있다.

새하얀 눈이 내려앉은 피렌체의 겨울 풍경 속에서 두오모와 지오토의 종탑이 우아하게 솟아 있다.

이후 베로나와 베니스로 이어지는 여정은 이탈리아 특유의 낭만을 농도 짙게 느끼게 한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답게 곳곳에 사랑 이야기가 배어 있다. 줄리엣의 집이라 불리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작은 발코니 주변에는 지금도 연인들이 소원을 적어 붙이고, 오래된 돌벽에는 세월을 견딘 사랑의 흔적이 층층이 남아 있다. 또한 차분한 겨울 하늘 아래 서 있는 원형경기장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으며, 도시 전체가 고요한 클래식 음악처럼 깊고 잔잔한 울림을 준다.
 
베니스에 도착하면 풍경은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선사한다. 120여 개의 섬과 수백 개의 다리가 엮어낸 독특한 도시 구조는 겨울에 더욱 빛난다. 전세배를 타고 잔잔한 수면을 가르며 산마르코 광장으로 다가가면, 베니스가 왜 ‘물의 도시’라 불리는지 단번에 실감하게 된다. 광장 한가운데 우뚝 선 산마르코 성당은 신약 마가복음의 저자인 마가 성인의 유해가 안치된 비잔틴 양식의 걸작으로, 겨울 햇살을 받아 황금빛 모자이크가 은은하게 반짝인다. 바로 옆의 두칼레 궁전은 베니스 최고 지도자의 거처이자 공화국의 심장 역할을 했던 곳이고, 궁전과 감옥을 잇는 탄식의 다리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광장 위로 솟은 대종탑(캄파닐레)은 갈릴레오가 천체를 관측하던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500년 역사의 시계탑은 지금도 정교한 시간의 리듬을 유지하며 베니스의 하루를 기록한다.
 
피렌체에서는 르네상스의 숨결이 성탄의 빛과 만나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오모 성당과 세례당, 지오토의 종탑, 베키오 궁전 등 익숙한 명소들은 겨울을 맞아 한층 고요하고 품격 있는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의 야경은 이번 여행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붉은 지붕과 성당의 돔 위로 은은한 조명이 내려앉고,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탄 카드처럼 반짝인다.
로마 콜로세움 앞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겨울 밤을 밝히며 매혹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로마 콜로세움 앞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겨울 밤을 밝히며 매혹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남쪽의 폼페이와 쏘렌토, 카프리로 이어지는 일정은 이탈리아 여행의 폭을 넓혀준다. 폼페이는 겨울에 놀랍도록 강렬하다. 2000년 전의 시간 속에 멈춰 선 도시를 걸으면 인류 문명의 위대함과 덧없음을 동시에 실감하게 된다. 이어지는 쏘렌토 해안과 카프리 섬에서는 지중해 겨울 바다가 보여주는 가장 깊고 청명한 빛을 만나게 된다. 파도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해안선은 그야말로 겨울 지중해의 절경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바야흐로 로마와 바티칸에 이르러 이탈리아 여행은 절정에 다다른다. 특별히 2025년은 바티칸의 희년으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이 열리는 특별한 해이다. 그 문턱을 건너는 경험은 여행 이상의 울림을 준다. 바티칸 박물관과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숨결이 손끝에서 느껴질 듯 생생하고, 콜로세움·스페인 계단·트레비 분수를 따라 걷는 길에서는 누구라도 영화 ‘로마의 휴일’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맛보게 된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나라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고, 역사의 교과서이며, 낭만의 무대다. 그러나 그 모든 아름다움이 겨울, 특히 크리스마스에 더욱 선명해진다.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걷기 좋고, 도시마다 성탄의 향기가 흐르며, 사람들은 더 따뜻해지고, 음식은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여전히 겨울의 이탈리아를 그리워하는 이유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어디로 떠날지 망설이고 있다면, 이탈리아만큼 연말을 로맨틱하게 만들어줄 곳은 없다고. 여행 그 자체가 선물처럼 느껴지는 계절, 여행자의 발걸음마다 빛이 따라오는 도시. 바로 그곳이 겨울의 이탈리아다.
 
▶여행팁
 
여행의 명가 ‘US아주투어’가 올겨울 특별한 크리스마스 여행을 선보인다. 밀라노·베로나·베니스·피렌체·로마·나폴리·폼페이·소렌토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일주 (7일)’ 코스를 항공료 포함 $3399에 제공한다. 출발일은 성탄절 당일인 12월 25일로 연말 연휴를 가장 로맨틱하게 보낼 수 있는 일정이다.
 
이번 상품은 전 일정 4성급 호텔 숙박을 기본으로 하며, 이탈리아 겨울의 정취를 깊게 즐길 수 있도록 베니스 곤돌라·로마 특선 마짱꼴레 해물 풀코스 석식 등 풍성한 특전이 더해졌다. 유럽 크리스마스 여행을 고민해온 여행자라면 주목할 만한 구성이다.
 
▶문의: (213)388-4000
 
박평식 대표
 
‘US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40여년간 현장과 인문학 강의를 잇는 명품 관광 전문가로, 전 세계에서 고객에게 풍성한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