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사법 시스템의 자원 부족 심화와 코로나19 관련 업무 적체, 그리고 사기 수법의 복잡성 증가로 인해 2020년 이후 온타리오주에서 기소된 사기 사건의 대다수가 기각(stayed) 또는 철회(withdrawn)되고 있다고 온타리오 검찰관 협회(Ontario Crown Attorneys’ Association, OCAA)가 밝혔다.
사기 사건 두 배 폭증에도 기소율은 10% 미만 캐나다 통계청의 최신 자료를 CBC 뉴스가 분석한 결과, 온타리오주의 사기 사건 발생 건수(경찰에 신고된 사건 중 근거 없는 신고를 제외한 수치)는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4년 3만 300여 건이던 연간 신고 건수는 2024년
7만 1,700여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경찰이 실제로 기소에 이르는 경우는 전체 신고 건수의 10% 미만에 불과하며, 일단 기소된 사건조차도 법원 시스템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기각되거나 철회되는 경우가 과반수를 넘는다.
기각/철회 비율 상승: 2023~2024 회계연도에 사기 사건의 58%가 기각 또는 철회로 종결되었다. 이는 10년 전인 46%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며, 당시에는 유죄 판결이 대다수였다.
OCAA 회장 레슬리 파스퀴노(Lesley Pasquino)는 "자원이 충분하지 않을 때, 검사들은 원하지 않더라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고 말하며, "살인이나 성폭행과 같은 사건들이 지연으로 인해 기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검사들은 사기 사건을 재판 목록에서 제외하도록 엄청난 압력을 받아왔다"고 설명한다.
인력 부족과 복잡성 심화 파스퀴노 회장은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검사들이 복잡한 사기 사건의 모든 자료를 처리할 숙련된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사건을 재판에 준비할 충분한 시간도 없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검사들이 일주일에 4~5일 법원에 출석해야 하며, 수백 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기에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온타리오주 법무장관실은 CBC 뉴스에 이메일 성명을 통해 2027~2028년까지 법원 업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5억 달러(약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판사 및 평화유지판사(JP) 증원, 그리고 검찰, 피해자 지원 및 법원 직원을 700명 가까이 추가 채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주정부는 또한 경찰과 검찰이 합동으로 중대 사기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온타리오 중대 사기 전담반(Serious Fraud Office, SFO)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SFO는 전문 인력과 자원을 한곳에 모아 고액의 복잡한 금융 범죄에 대응하는 다학제적 팀이다.
'파괴(Disruption)'와 민간 협력 사기 건수의 증가 속도, 수법의 정교함, 그리고 해외 조직범죄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개별 사건의 수사와 기소만으로는 캐나다의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형사법 개혁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Criminal Law Reform) 회장이자 전 캐나다 왕립기마경찰(RCMP) 부국장인 피터 저먼(Peter German)은 "사건 하나하나를 처리하는 것은 엄청난 일(goliath task)이 될 것"이라며, 경찰이 범죄 조직 자체를 '파괴(Disruption)'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론토의 민사 사기 회복 변호사인 노먼 그루트(Norman Groot) 역시 법 집행 기관이 조직적인 사기망을 교란하는 것을 중요한 성과로 보고 있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또한 사기 수사를 돕기 위해 금융 업계와 같은 민간 부문의 협력을 활용해야 하며, 민간 부문이 수사 기관에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개인 정보 보호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반사기 컨설턴트 바네사 이아폴라(Vanessa Iafolla)는 특히 통신사들이 사기범들이 캐나다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 '스크리닝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캐나다 사기 방지 센터(CAFC)에 신고된 사기 피해액은 온타리오주에서만 약 1억 9,350만 달러에 달하며, 캐나다 전역에서는 5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CAFC는 실제 피해자들이 손실을 신고하는 비율은 5~10%에 불과하다고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