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준비 과정서 회장 월 2000불 지급 놓고 논란 일부 이사, "이사회 합당한 승인 없어...사실상 월급" 이 회장, "이사장 승인 받은 사안, 절차 문제 없어"
뉴욕한인회 명의로 발행된 2025년 6월 30일자와 7월 25일자 체크. 수취인은 이명석 회장이 대표로 있는 ‘뉴욕벼룩시장’ 운영 법인 계좌 ‘New York Marketing Service, Inc.’이며, 지급 금액은 각각 2000달러다.
뉴욕한인회 회장이 매달 2000달러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재정 집행의 적절성과 절차를 둘러싼 내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임원과 이사들은 이사회나 총회의 명확한 승인 없이 회장 개인에게 고정 금액이 지급된 것은 회칙과 비영리단체 운영 원칙에 어긋난다며 재정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회장 측과 이사장 측은 “회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사장 승인으로 집행된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은 최근 정기 감사 준비 과정에서 불거졌다. 뉴욕한인회는 회칙에 따라 6개월마다 감사를 실시해 이사회에 재정보고를 해오고 있으나, 한 임원은 "재정보고를 할 시기가 됐는데도 아무 준비가 되지 않아 이를 회장에게 요청했더니, 미루고 미루다가 은행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며 "확인해본 결과, 올해 6월부터 매달 2000달러가 특정 법인 계좌로 지급된 기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법인은 이 회장이 대표로 있는 '뉴욕벼룩시장' 운영 법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 관계자는 “매달 동일한 금액이 정기적으로 지급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경비 보전이나 일회성 운영비가 아니라 사실상 보수 또는 활동비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이사회 승인 없이 회장 개인에게 정기 지급이 이뤄진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해당 사안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논의됐으나 결론이 나지 않아 이사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취임 직후 사무국 풀타임 직원 두 명이 퇴사해 회장이 사실상 사무국 업무 전반을 맡아 풀타임으로 일하게 된 상황을 고려한 판공비 성격의 지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사무국 인건비로 연간 약 11만 달러가 지출됐지만, 현재는 파트타임 인력만 두고 업무 전반을 회장이 처리하고 있어 전체 예산 부담은 오히려 줄었다”며 “풀타임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대외 활동이 많아 개인 경비 지출이 늘어난 점을 감안해 곽호수 이사장과 논의 끝에 판공비를 책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회칙에 따르면 뉴욕한인회 재정은 회장이 책임져야 하고, 회장이 무급으로 봉사해야 한다는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인회 회칙 6장 5조(회장의 의무)는 회장이 예산을 세우고 집행할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회장의 자산 이용 권한을 '이사회와 뉴욕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로 한정하고 있다.
뉴욕주 비영리단체법(N-PCL)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임원이 보수나 활동비를 받을 수는 있으나, 이는 이사회의 명시적 승인과 이해충돌 절차, 그리고 보수의 합리성(reasonableness)을 충족해야 한다.
곽호수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이사장에게 위임된 사안으로, 월 2000달러 지급을 승인했다"며 "급여라기보다는 활동비 개념이고, 이사장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전임 회장들은 비영리단체 운영 원칙과 맞지 않는다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민선 전 뉴욕한인회장은 "지금까지 어떤 회장도 월급 개념으로 돈을 가져간 적은 없었다"며 "한인회장은 한인커뮤니티와 회관을 위해 봉사하는 봉사직이지 경제적 이익을 보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역대 회장들 역시 오히려 개인 비용을 부담하며 활동해 왔고, 이사회에서 충분한 합의 없이 회장 개인에게 급여나 활동비가 지급된다면 그동안 헌신해 온 전직 회장들과 기부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전 뉴욕한인회장 역시 "비영리단체에서 판공비라는 명목으로 정기적인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급여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적절하지 않다"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영수증에 근거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사후 정산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뉴욕한인회가 회장을 급여직으로 고용할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장을 이사회가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재무이사가 한인회 사무국과 한인회관 관련 계좌를 검토하고 있고,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재무위원장이 재차 확인하고 있다"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사회와 한인사회에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