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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캐나다의 젊은 세대는 ‘가장 불행한 세대’가 되었나

Toronto

2025.12.15 04:54 2025.12.1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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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일자리·미래 불안… 청년 행복도 급락의 구조적 배경
[Unsplash @Gabriella Clare Mar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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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캐나다에서 가장 행복한 연령대였던 30세 미만 청년층이, 현재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행복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거비 급등, 일자리 불안, 삶의 이정표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청년 세대의 삶에 대한 기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행복 보고서 “캐나다 청년, 하락 폭 세계 최상위권”
옥스퍼드대 웰빙연구센터가 발간한 2024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캐나다의 30세 미만 인구는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가장 행복한 연령대였지만, 현재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보고서는 참가자들에게 삶의 만족도를 ‘사다리’에 비유해 0~10점으로 평가하도록 했으며, 캐나다 청년층의 하락 폭은 134개 조사국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행복도 감소 폭이 캐나다보다 더 컸던 국가는 요르단, 베네수엘라,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등 단 4곳뿐이다.
전체 연령을 기준으로 보면 캐나다는 여전히 세계 15위(2024년), 18위(2025년)의 상위권 국가지만, 청년 세대만 놓고 보면 상황은 정반대라는 분석이다.
 
주거비·일자리 불안… ‘성인으로의 진입’이 늦어졌다
보고서와 전문가들은 주거 불안정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한다.
캐나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3년 주택구입 부담지수는 41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이후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1990년대 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비영리단체 Generation Squeeze는 1986년에는 25~34세가 20%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데 평균 5년이 걸렸지만, 2021년에는 17년, 토론토·밴쿠버 지역은 27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결혼·출산 시점도 지속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결혼 연령은 1968년 25세에서 2019년 35세로 상승했으며, 첫 출산 연령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U자형 행복 곡선 붕괴… “청년이 가장 힘든 세대”
UBC의 경제학자이자 세계 행복 보고서 공동 창립자인 존 헬리웰 교수는 과거 캐나다의 행복도가 청년–중년–노년으로 이어지는 ‘U자형 구조’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지금은 청년층이 중년층보다도 더 낮은 행복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청년들은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신호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거 안정성과 장기적 직업 전망의 불확실성이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진은 질문 방식에 따라 결과 차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이 ‘현재 삶의 만족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청년 만족도가 2015년 8.2점에서 2021년 7.9점으로 완만한 하락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 청년 세대가 불행하다기보다,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방향을 재조정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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