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청자가 직접 제출하는 사진은 원칙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USCIS 애플리케이션 지원 센터(ASC) 또는 USCIS가 지정·인증한 기관에서 촬영한 사진만 유효한 사진으로 인정된다. 사진 재사용 허용 기간도 서류 접수일 기준 최근 3년(36개월)으로 제한돼, 과거 최대 10년까지 허용되던 규정은 사라졌다.
USCIS의 새 규정은 지난 12일부터 발효됐다. 새 지침에 따르면 생체정보 예약(BSA)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이 접수 시점 기준 3년 이내일 경우에만 기존 사진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를 초과할 경우 새 사진 촬영을 위한 추가 생체정보 예약이 진행된다. 또 사진이 3년 이내이더라도 심사 과정에서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USCIS는 재량권에 따라 추가 생체정보 통지서를 발송해 새 사진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가 제출 사진 불가’가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USCIS 측은 “앞으로 자가 촬영 사진(self-submitted photographs)은 사용하거나 재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서류에 동봉해 제출하는 개인 촬영 사진은 인정되지 않으며, 이민 당국이 관리하는 공식 절차를 통해 수집된 신원 사진만 영주권과 취업허가증 등 보안 문서 제작에 사용된다.
천관우 변호사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면 절차를 줄이기 위해 사진 재사용 범위를 확대했던 정책을 되돌리는 성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에는 대면 절차 최소화를 이유로 사진 재사용이 폭넓게 허용됐다. 이후 지난해 9월 재사용 상한을 최대 10년으로 정리했으나, 이번 지침을 통해 이를 다시 3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다만 USCIS에 따르면 ▶N-400(시민권 신청) ▶N-600(시민권 증명서 신청) ▶I-90(영주권 카드 재발급) ▶I-485(영주권 신청) 등 4개 양식은 새 사진과 생체정보 제출이 필수다.
USCIS 측은 “이들 양식은 이전 사진 제출 시점과 관계없이 매번 최신 사진과 지문 등 새로운 생체정보를 반드시 수집한다”고 밝혔다. 일반 신청서는 ‘3년 이내 사진 재사용 가능’이 원칙이지만, 이들 4개 양식은 접수 또는 갱신 때마다 새 사진과 생체정보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오완석 변호사는 “팬데믹 기간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USCIS가 보유한 기존 생체정보와 사진을 재사용한다는 통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통 사진·지문 재사용 통보를 받거나, USCIS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생체정보 출석 통지가 왔는데, 이번 지침 이후에는 이런 재사용 통보가 사라지고 모든 신청자가 새 생체정보 출석 통지를 받아 직접 지문 등록과 사진 촬영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구금 상태의 이민자에게는 생체정보 제출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USCIS가 최근 구금시설 내 지문·사진 채취 협조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민단체와 변호사들은 “구금자는 USCIS 지문센터(ASC)로 이동해 예약에 출석할 수 없는데도, 출석하지 못할 경우 이를 ‘포기(abandonment)’로 간주해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며 “구금 자체가 신청 거절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