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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민 단속 강화 속 캐나다인 구금 급증

Toronto

2025.12.16 04:50 2025.12.16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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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포함 사례까지 확인
[Unsplash @Zar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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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민 단속 강화 기조 속에서 최근 2년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구금된 캐나다인이 크게 늘었으며, 이 과정에서 어린 자녀까지 함께 구금된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ICE 구금 통계로 드러난 캐나다인 증가세
미 연방 법원 소송을 통해 공개된 ICE 구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이후 ICE 구금 시설을 거친 캐나다인은 2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7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기록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2025년 10월 중순까지 캐나다인의 구금 사례는 총 43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범죄 전력이 확인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은 중대한 범죄 이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비자 미소지, 체류 기간 초과와 같은 행정적 사유가 구금 사유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퀸즈대 법학부 교수 샤리 에이컨은 이 같은 현상이 범죄 증가 때문이 아니라, 단속 방식 자체의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서류 미비가 확인될 경우 자진 출국 요청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구금이 동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달라진 단속 환경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출범 이후 본격화된 이민 정책 기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추방, 난민 수용 축소, 시민권 제도 재검토 등 강경한 행정명령이 잇따르면서 단속 기준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최소 6명의 캐나다 국적 아동도 이 기간 동안 ICE에 구금됐다. 이 중 일부는 장기간 시설에 머물렀으며, 미국 내 아동 보호 기준으로 제시되는 20일 한도를 넘긴 사례도 포함돼 있다. 일부 시설은 과거부터 의료 접근성 부족과 열악한 환경 문제로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이민 전문 변호사 워런 크리에이츠는 아동이 단속의 직접 대상이기보다는, 부모 또는 보호자의 체류 신분 문제로 가족 전체가 함께 구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의 제한적 대응과 여행 경고
캐나다 외교부는 현재 또는 과거에 미국 이민 관련 구금 상태에 놓였던 캐나다인 사례를 인지하고 있으며, 접수되는 요청에 따라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이민법 위반 사안에 대한 직접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 명예교수 웨인 페트로치는 캐나다인들이 미국 입국 시 자신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단순한 행정 위반도 구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속 실적 목표가 강화되면서 “누구든 예기치 않게 휘말릴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계는 캐나다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미국 이민 단속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이나 장기 체류를 고려하는 캐나다인들에게는, 국경을 넘는 일이 더 이상 관성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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