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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 시장 잇단 실책 유권자들 신뢰 잃어

Los Angeles

2025.12.17 19:35 2025.12.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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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대응 미흡 지적 커져
재선 도전 앞두고 정치적 부담
LA시장 재선 도전에 나선 캐런 배스 시장이 지난 1월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 대응 미흡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LA타임스는 팰리세이즈 산불 발생 1년을 앞두고 배스 시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보도했다. 배스 시장은 최악의 산불 재난 복구를 위해 규제 완화와 신속 절차 승인 등 속도전을 벌였다고 강조해 왔지만, 비판론자들은 산불 재난 복구 과정에서 드러난 거듭된 실책으로 공공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로 주민 약 12명이 숨지고, 주택과 구조물 6000채 이상이 불에 탔다. 최악의 산불 재난으로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은 사실상 폐허가 됐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거처를 잃었다. 신문은 배스 시장이 산불 발생 당시 해외 일정으로 가나를 방문 중이었고, 시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LA소방국(LAFD)이 초기 대응과 주민 대피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LAFD 내부 기록에 따르면 당시 현장 소방관들은 1월 1일 발생했던 ‘라크먼 산불’의 잔불 제거에 실패했고, 이 불씨가 약 일주일 뒤 팰리세이즈 산불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스 시장은 산불 발생 한 달여 뒤 크리스틴 크라울리 당시 소방국장을 전격 경질해 책임 회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배스 시장의 산불 재난 복구 전략 역시 엇박자를 냈다는 평가다. 그는 산불 초기 복구 책임자로 스티브 소보로프를 임명했으나, 소보로프는 급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90일 만에 물러났다. 이후 배스 시장은 사설 인프라 기업 AECOM에 재난 지역 재건 계획을 의뢰했다.
 
또 배스 시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과 행정명령을 통해 산불 피해 이재민을 대상으로 재건축 허가 수수료 면제를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시의회는 관련 조례안을 논의 중인 상태다. 지난 6월에는 500만 달러 이상 부동산 거래에 추가 양도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맨션세(Measure ULA)와 관련해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면제를 추진했다가 최근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배스 시장은 재난 복구를 위해 사설 컨설팅 업체와 최대 1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문은 배스 시장이 재난 복구 과정에서 적극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책 지연과 혼선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팰리세이즈 지역 주민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배스 시장의 반복된 실책이 공공의 신뢰를 약화시켰고,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정치적 입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2022년 LA시장 선거에서 배스 시장에게 패했던 릭 카루소는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재건 활동에 적극 나서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카루소는 해당 지역 재건을 위해 비영리단체 ‘스테드패스트LA(SteadfastLA)’를 설립했으며,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을 위해서는 기반 시설 확충과 전선 지중화, 상수도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시장 선거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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