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50주년 기념식에서 한오동 조지아 한인상의 회장이 이경철 제22대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창립 50주년 맞은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새로운 100년을 향해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1968년 애틀랜타 한인회가 창립한 지 7년 뒤인 1975년 4월 첫 발을 내디딘 한인상의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인 비즈니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한인상의 50돌을 축하히기 위해 18일 열린 기념식에 안성준 애틀랜타무역관장, 레지나 매튜스 귀넷 카운티 판사, 팻시 오스틴-갯슨 귀넷 검사장, 맷 리브스 주 하원의원, 지미 버넷 스와니 시장 등 지역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회장은 “초창기 이민 1세대 경제인들의 용기 있는 결단이 현재의 번영하는 한인상권을 만들어 냈다”며 “언어·문화 장벽을 뛰어넘어 한인 상공인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회 격변기마다 신속한 정보 전달로 한인사회 결속을 도왔다”고 격려했다. 김대환 부총영사 역시 “한인 경제인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신뢰를 쌓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조지아주에서 수천개 일자리를 만들어낸 현대·기아·SK 등 대기업 성과가 가능했다”고 했다.
27명 회장이 거쳐간 상의는 현재 기업회원 23곳 및 회원 100여명 이상을 둔 단체로 성장했다. 올해 회장단 37명과 이사회 42명이 한인상의를 이끌고 있다.
환영사를 전하는 신영교 회장
한인상의 50돌 놀랍고 대단
조지아주 한인상권의 기틀을 닦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곳에서 신영교 AOFW 회장(83)을 만났다. 그는 병환으로 참석을 고사한 노화석 초대회장과 별세한 지홍구 2대 회장을 대신해 이날 한인상의 3대회장(1980~1982)으로 축사를 맡았다. 그는 1975년 창립 당시 발기인 중 한명이다.
신영교 회장은 1972년 서른살 나이에 조지아주 도라빌에 연 720스퀘어피트(sqft)짜리 아시안 식료품점 창고종합식품을 현재 1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뷰포드 하이웨이 파머스 마켓'으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남부 전역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도매 매장 애틀랜타 오리엔탈 푸드 홀세일(AOFW)은 연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1966년 군 제대 직후 취득한 병아리 감별사 자격사 자격증을 들고 프랑스 파리와 미국 네브라스카주를 차례로 돌며 감별 공장에서 일했다. 그렇게 6년간 번 돈을 모아 차린 매장이 창고종합식품. 그는 "당시 변변찮은 한인교회도 없을 때 400-500명 한인끼리 모여 살다 보니 90% 이상은 다 아는 얼굴이었다"며 "이들을 상대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쌀, 소금 등을 팔았다"고 했다. 현재 뷰포드 파머스 마켓은 6개 대륙 71개국의 농산품을 취급하며 다문화 도시 애틀랜타를 상징하는 곳으로 떠올랐다. 즉석라면 종류만 9개국 220여개에 달하며 버터 35종, 꿀 32종, 차 280종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인상의는 초창기에 몇 안되는 한인 실업인들이 밥먹으며 사는 얘기를 나누는 사모임 성격이 강했다고. 그는 "사업 어려움이 많았지만, 따질 곳도 없고 해결할 도리를 모르니 서로 그저 열심히 일하자 격려했던 시기"라며 "비전이랄 것도 없던 때에 줄일 수 있는 게 잠 밖에 없으니 안 자고 일한 게 다다. 그런데 반세기가 흘러보니 그 성취가 놀랍고 대단한 것이 됐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