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의 투자 부서에서 근무하는 한인이 대규모 주가 조작 사건의 주범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 검찰 뉴저지주 지검은 19일 김균호(32·Gyunho Justin Kim)씨와 무하매드 사드 쇼캇 등 6명을 주가 조작·내부자 거래 등으로 수천만 달러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약 4년간 기업 내부 정보와 허위 자료, 가짜 보도자료 등을 활용해 시장을 교란하고 막대한 불법 수익을 올렸다.
용의자들은 유방암 치료제 개발사 올레마(Olema)와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치료제 개발사 오피안트(Opiant)의 내부 정보를 불법 취득한 뒤, 약물 효능을 과장한 허위 데이터를 진짜처럼 꾸미고 가짜 보도자료까지 유포하며 주가를 띄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오피안트의 경우 가짜 웹사이트와 실제처럼 보이는 이메일 주소까지 만들어 가짜 인수·합병(M&A) 정보를 유포했으며, 이로 인해 주가가 29%나 급등했다. 김씨 일당은 이 틈을 타 주식을 매도해 많은 이익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내부자 거래와 바이오제약사 주가 조작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들이 내부자 거래로 올린 불법 수익만 최소 41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번 내부자 거래 및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시티그룹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헬스케어·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인수·합병 관련 중요 미공개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최소 9건의 인수·합병 관련 내부 정보를 공모자인 쇼캇에게 전달했으며, 쇼캇은 이를 이용해 본인과 가족, 지인 명의로 주식을 거래했다. 이 과정에서 쇼캇은 다른 공모자 4명에게도 정보를 전달해 이들이 조직적으로 매매에 가담하며 거액의 차익을 실현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립 람파렐로 검사는 “피고인들은 내부 정보를 훔치고 데이터를 조작해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복합 금융 범죄”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를 포함한 피고인들은 증권사기 공모, 내부자 거래, 전신 사기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2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