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 안에 드는 부자가 구매 당시 시가 3만여불 집에서 67년째 살고 있다. 올해 95세로 매일 아침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는다. (앗, 이런 데도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안 좋다고?) 빌 게이츠와 맥도날드에서 먹을 때 할인쿠폰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바로 워런 버핏이다.
매일 최소 500페이지 책이나 보고서를 읽어라. 깨어있는 시간의 80%를 독서를 통한 지식의 복리에 투자하라. (아, 우리 북클럽의 고문으로 모시고 싶다!)
매일 잠들기 전 아침에 일어났을 때보다 조금 더 현명해지라. 이런 명언들을 남겼다.
2025년 끝자락, 그의 한 편지가 나를 오래 붙잡았다. 매년 연말 세계가 주목하는 그의 주주서한이다.
그는 이제 조용히 나갈 것이라며 이 편지가 그의 마지막 연말 편지일 것이라고 했다. 그 편지에서 내게 가장 깊이 다가온 문장은 그가 자신의 성공을 돌아보며 한 말들이었다.
“행운의 여신은 아주 변덕스럽고, 아주 불공평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일평생 쌓아도 못 이룰 부를 가지고 태어나고, 누구는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이란 블랙홀에서 태어나거나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전혀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미국이 아닌 인구밀도가 높은 후진국에서 태어났다면, 난 매우 불행하게 살았을 것이다…내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1930년 건강하고 비교적 지적인 백인 남성으로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의 이 고백은 우리를 아주 정직하게 만든다. 지금의 삶을 ‘내가’ 이뤄낸 결과로, 내가 성실했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그는 이전을 묻는다.
만약 똑같은 우리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만약 오늘의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공습경보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지금 나의 삶은 가능했을까. 폭격을 피해 숨어있는 대신 학교에 갈 수 있었던 하루, 피난이 아닌 출근을 고민할 수 있었던 아침, 생존이 아닌 내일을 계획할 수 있는 사회, 이것들은 내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임을 기억하며 새해를 맞고 싶다.
편지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자기 삶 후반부가 전반부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다. 그리고 과거의 실수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조금이라도 배울 것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발전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고, 주변에서 닮고 싶은 인물들을 골라 닮아가라고 한다.
형이 죽었을 때 실수로 나온 자신의 부고를 신문에서 읽고 새사람이 된 알프레도 노벨처럼, 우리의 부고가 우리를 어떤 사람이었다고 말하게 하고 싶은지, 그런 삶을 살아가라고 권한다. 친절은 공짜지만 그 가치는 무한하다고, 청소부 여자도 회장과 똑같은 인간이라며 그는 편지를 마무리한다.
2025년은 결코 가벼운 해가 아니었다. 세계 곳곳의 전쟁과 고통과 테러는 여전히 현재형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평범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2026년을 맞이하며, 먼저 이런 감사의 고백이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가진 삶이 얼마나 많은 은혜 위에 놓여 있는지를 기억하며 그에 대한 감사 위에서 시작하는 새해라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복된 출발선에 서 있게 될 것 같다.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존경스러운 롤모델을 닮아가는 가운데, 매일 누구에게든 친절을 실천하는 2026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