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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낙관론 살펴보기] 긍정·경계 공존…결국 분산과 선택이 핵심

Los Angeles

2025.12.30 22:38 2025.12.3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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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다양한 시선과 투자자 액션 점검 시기
기술·구조적 관점에서 고점 확인 아직 일러
공격적인 예측보다 배분·리스크 관리 필요
미국 주식시장은 지난 몇 년간 반복적으로 비관론을 무력화시켜 왔다. 인플레이션 급등, 공격적인 금리 인상, 지정학적 갈등, 무역 전쟁, 경기침체 우려까지 수없이 많은 경고음이 울렸지만 시장은 그때마다 회복했고 결국 더 높은 가격을 정당화해 왔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는 분명했다. 비관하면 틀린다는 경험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낙관이 기본값이 된 듯한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여러 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이러한 심리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과 리서치 하우스들은 2026년에도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데 거의 이견이 없다. 또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 역시 긍정적인 거시 환경을 전제로 투자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가격 흐름과 심리 지표, 자산 간 관계에서 과거와 다른 긴장감이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적, 시장 구조적 관점
 
최근 시장을 단순히 강세 혹은 약세로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주요 지수들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지수들은 고점을 경신하거나 고점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모든 지표가 동시에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일부 대표 지수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고점 형성 이후의 횡보 또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시장 폭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역시 과거 상승 국면에 비해 힘이 약해진 모습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러 자산군과 지수들이 비슷한 시점에 강한 상승을 마무리하고 동시에 방향성을 잃는 장면이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개별 자산의 조정이라기보다 시장 전반의 심리와 포지셔닝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국면에서는 즉각적인 하락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이후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의 반응이 과거보다 훨씬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금리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신호들이 포착된다. 단기 국채 금리는 이미 상당한 폭으로 하락해 왔는데 이는 표면적으로는 통화 완화 기대를 반영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데이터를 보면 단기 금리 하락이 반드시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결과만을 가져왔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 국면에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선제적 반응으로 단기 금리가 하락한 뒤 주식시장이 일정 시차를 두고 큰 변동을 겪은 사례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의 시장은 지금 당장 방향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라기보다는 가격 수준과 심리가 모두 높은 상태에서 작은 변수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투자자에게 조급한 방향성 베팅보다는 구조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
 
이와 대조적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공식 전망은 매우 분명하다. 주요 투자은행과 리서치 기관들이 제시한 2026년 말 미국 주식시장 전망을 종합하면 평균적으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전략가 중 하락을 예상한 인물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러한 낙관론의 배경에는 몇 가지 공통된 논리가 있다. 첫째, 지난 몇 년간 반복적으로 입증된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소비와 기업 투자는 예상보다 견고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매번 뒤로 밀려났다. 둘째,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기술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반도체 수요, 소프트웨어 및 자동화 관련 지출은 단기적인 경기 둔화와 무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는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다.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이 필요할 경우 다시 완화적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금융 여건이 극단적으로 긴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몇 차례 조정 국면에서 이러한 기대는 시장의 하방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 시각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월가의 낙관론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을 취한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통화 정책 완화와 재정 부양의 조합 속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환경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리 인하 가능성과 가계로 유입될 현금 흐름은 소비와 기업 이익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자산에 대한 과도한 집중을 경계하고 있다. 이미 상당 기간 동안 미국 주식은 글로벌 시장을 크게 앞질러 왔고 그 결과 밸류에이션과 포지셔닝 측면에서 부담이 누적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따라 유럽, 일본, 일부 아시아 국가들처럼 재정 정책 여력이 있고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인 지역에서 상대적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산업 측면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기술과 인공지능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모든 관련 자산이 동일한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가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산업재, 금융, 중형주와 같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지만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이 있는 영역에 대한 관심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시장 내부에서의 균형 이동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전략 반영
 
2026년을 앞둔 투자 환경은 복잡하다. 한편으로는 기업 이익과 정책 환경, 기술 혁신이라는 명확한 순풍이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 수준, 심리, 포지셔닝 측면에서 이미 상당한 기대가 반영되어 있어 예상과 다른 전개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조정의 속도와 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환경에서 개인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은 이분법적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이미 확보한 수익을 전제로 포트폴리오의 구조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특정 섹터나 자산에 대한 과도한 쏠림이 있는지, 지역과 스타일 측면에서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완충 장치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낙관론보다는 여러 시나리오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상승이 이어질 경우 참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예상치 못한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포트폴리오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공격적인 예측보다 자산 배분과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한 시점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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