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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진입 X세대 '은퇴 너무 불안'

Los Angeles

2026.01.04 17:00 2026.01.0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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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자금 충분히 마련 못할 것" 80% 넘어
시기 늦추고 납입액 늘리며 준비 서둘러
60대에 접어드는 X세대가 은퇴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60대에 접어드는 X세대가 은퇴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60대에 접어든 X세대가 은퇴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스가 실시한 '2025년 미국 은퇴 설문조사'에 따르면, X세대의 10명 중 8명 이상이 편안한 은퇴를 보내기에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X세대가 예상하는 은퇴 시점의 평균 저축액은 71만1771달러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12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슈로더스의 데브 보이든 미국 확정기여형 제도 총괄은 X세대가 닷컴 버블 붕괴 직전에 사회에 진출했으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으로 촉발된 2020년 약세장을 연달아 겪었다고 설명했다.  
 
X세대는 고용주가 제공하는 401(k)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시기에 노동시장에 들어온 첫 시험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기에는 제도를 안내하는 금융 교육이 거의 없었고 투자 선택지도 제한적이었다. 납입할 수 있는 금액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자동 가입이나 매년 저축률을 높여주는 자동 증액 같은 핵심 장치도 없었다.  
 
여기에 신용카드 부채와 학자금 대출 부담까지 더해지며 은퇴 저축은 재정적 우선순위 중 하나로 밀려났다. 슈로더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직장 은퇴연금에 가입한 X세대 가운데 약 4분의 1은 계좌에서 돈을 빌린 적이 있다. 이는 밀레니엄 세대의 17%, 베이비붐 세대의 21%보다 높은 수치다. 주요 사유는 가족이나 본인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부채 상환, 치솟는 생활비 부담이었다.  
 
보이든 총괄은 X세대가 은퇴 준비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자녀 양육과 학자금 대출, 고령 부모 부양 등 어느 하나 외면할 수 없는 복잡한 재정 상황에서 은퇴 준비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X세대 근로자들은 현재 소득이 가장 높은 시기여서 추가 납입으로 만회를 할 여지가 높다. 전문가들은 지출을 면밀히 점검해 생활 수준이 갑자기 떨어지는 '생활 절벽'을 피하면서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추가 저축 여력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올해 직장인은 401(k)에 최대 2만4500달러를 납입할 수 있으며 추가로 8000달러를 더 넣을 수 있다. 특히 60~63세 근로자는 '수퍼 추가 납입' 제도를 이용해 최대 1만1250달러를 더 저축할 수 있다. 이는 은퇴 준비 토대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5~54세 근로자 가운데 401(k)에 최대 한도까지 납입하는 비율이 6명 중 1명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활비 상승과 저축 부족, 사회보장기금 고갈 우려가 맞물리면서 미국이 은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충격적인 수치도 있다. 네이션와이드 은퇴연구소와 해리스 폴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하지 않은 X세대의 과반수는 50세가 넘어서야 은퇴를 시급한 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잔 리클린 영업 부사장은 X세대가 전통적인 기업 연금 제도가 없는 첫 번째 세대라고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X 세대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늦긴 했지만 X세대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X세대의 약 15%는 애초 계획보다 늦게 은퇴하겠다고 답했다. 26%는 지금 은퇴하면 1년 안에 다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은퇴보다는 지출을 줄이고 은퇴 납입액을 늘릴 계획인 이들이 많았다.  
 
은퇴를 몇 년 늦추는 것은 X세대만의 선택은 아니다. 건강 문제나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찍 은퇴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건강과 여건이 허락하면 계속 일하면서 자산을 키우는 이들이 늘었다. X세대도 일과 자금 확보를 선택하고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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