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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기술] 로봇과 함께 여는 2026년… 서비스업의 지도가 바뀐다

Vancouver

2026.01.04 17:45 2026.01.0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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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정확한 로봇 라테" 무인 서비스 확산
디지털 세대 취향 저격한 비대면 모델, 캐나다 전역 실생활로
일자리 소멸 우려 속 변화의 속도 뒷짐 지고 볼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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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새해를 맞이하는 캐나다 서비스 산업의 지형도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밴쿠버부터 토론토까지 캐나다 전역의 카페, 호텔, 소매점에서는 인간 직원을 대신해 로봇과 인공지능(AI)이 고객을 맞이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극심한 인력 부족과 가파른 인건비 상승이라는 경제적 파고를 넘기 위한 캐나다 서비스업계의 필연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토론토 시내에 위치한 로봇 카페 '카페오'는 2026년형 무인화 모델의 선두 주자다. 이곳의 바리스타는 사람이 아닌 유리창 뒤의 정밀 로봇 팔이다.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바닐라 라테를 주문하고 카드를 결제하면, 로봇 팔은 금속 필터 바스켓에 신선한 원두 가루를 채우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장착한 뒤 추출을 시작하며, 이어 부드러운 스팀 우유를 얹어 음료를 완성한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사람이 내리는 커피는 종종 우유를 태워 맛이 변하지만 로봇이 만든 커피는 타지 않고 정해진 레시피대로 일정한 맛을 낸다며 로봇 바리스타의 정확성에 환호하고 있다.
 
이러한 무인화 바람은 이제 서비스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퀘벡시의 '마누아 데 렘파르' 호텔은 프런트 데스크 직원 없이 운영되는 대표적인 장소다. 투숙객은 스마트폰 하나로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처리하고, 필요한 서비스는 앱을 통해 원격으로 요청한다. 비록 객실 청소와 같은 물리적 작업에는 여전히 사람이 투입되지만 대면 서비스의 상당 부분은 이미 디지털로 전환됐다.
 
소매업계의 진화도 눈부시다. 캐나다 무인 편의점의 선구자인 '에일24'는 현재 온타리오를 넘어 BC주와 앨버타주 등 전국적으로 3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고객은 전용 앱을 통해 잠긴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 스스로 물건을 고른 뒤 결제한다. 가입 시 등록한 셀카 사진과 매장 내 수많은 카메라,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는 도난을 방지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에일24' 측은 과거 직원들이 16시간씩 계산대를 지키며 낭비되던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이 모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대중적인 스포츠와 여가 시설에서도 포착된다. 밴쿠버의 무인 마이크로 체육관인 '트레인 바이 FW'나 토론토의 '트레이서 골프' 가상 연습장이 대표적이다. '트레이서 골프'의 경우 고객이 온라인으로 예약한 뒤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시설을 이용하며, 예약 시간이 되면 장비가 자동으로 가동되고 종료 시 멈춘다. '트레이서 골프'의 테이슨 리 대표는 젊은 세대들은 대면 서비스에서 오는 압박감보다 온라인 쇼핑처럼 간결한 디지털 거래를 더 선호한다며 이러한 비대면 수요가 무인화 모델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의 습격은 이미 대규모 경기장과 대학 캠퍼스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토론토의 '스코샤뱅크 아레나'와 '로저스 센터'는 물건을 집어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도입해 긴 대기 줄을 없앴다. 온타리오의 트렌트 대학교 캠퍼스 내 '바타 빈' 카페 역시 고객이 집어가는 물건을 감지해 자동으로 청구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웬디 쿠키어 교수는 인공지능과 물리적 로봇 기술이 결합하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유형의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변화의 속도가 대중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JCWG 리테일 컨설턴트'의 리사 허치슨 씨 역시 최근 로봇이 매장 선반에 물건을 진열하는 시연을 보았다며, 무인화 모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년의 시작과 함께 마주한 로봇과 무인 상점들은 캐나다 사회가 디지털 혁명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효율과 실리를 앞세운 기술의 진보는 이미 우리 일상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뒷짐 지고 지켜보기에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다가온 무인화 시대, 캐나다 서비스업은 이제 로봇과 공존하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서비스업의 무인화 열풍은 인력난과 고물가에 몰린 경영진의 고육책이지만, 소비자가 짊어질 유무형의 비용은 늘고 있다. 로봇의 정확함에 환호하기 전, 우리가 잃어가는 가치들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먼저 개인정보와 보안 리스크다. '에일24'나 '저스트 워크 아웃'은 출입과 결제를 명분으로 생체 정보와 동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가 마케팅 자산으로 전락하거나 해킹에 노출될 경우 피해는 이용자의 몫이다. 오류 발생 시 항의할 '사람'이 없다는 점은 무인화가 주는 심리적 압박이다.
 
또한 스마트폰 앱 없이는 출입조차 불가능한 '트레이서 골프'나 '마누아 데 렘파르' 호텔 같은 공간은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 높은 문턱이 된다. 효율을 앞세운 인간 소외는 단순 구인난 해결 이상의 사회적 갈등을 예고한다.
 
노동 대체가 현실화됐다는 '웬디 쿠키어' 교수의 진단은 경고에 가깝다. 로봇과의 공존이 진정한 서비스 향상인지, 기업의 책임 회피인지 감시하는 것은 이제 시민의 영역이다. 기계적 안락함에 매몰되어 '정보 주권'을 통째로 넘겨주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이 필요하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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