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LA시 녹지 평가서 인근 지역 합쳐도 고작 7곳 많은 주민 접근조차 어려워 주요 건강 인프라 인식 필요
LA한인타운 노먼디 애비뉴와 샌마리노 스트리트 코너의 서울국제공원 입구. 김상진 기자
LA시에서 한인타운이 녹지 접근성이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한인타운 주민 약 1만8000명이 가장 가까운 공원에서 최소 0.5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LA시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공원 접근성이 가장 열악한 수준에 해당한다.
LA시 공원·레크리에이션국은 ‘2025년 공원 수요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타운은 LA시에서 녹지 공간 확대가 가장 시급한 ‘최우선(first priority)’ 지역 25곳 중 하나로 분류됐다. 전체 조사 대상 지역과 공원 518곳 가운데 한인타운의 우선순위는 9위였다.
보고서는 한인타운이 LA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공원 수와 면적 모두에서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공원 자체가 부족한 데다 제한된 녹지 공간에 이용자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공원의 기능과 질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지역 공중 보건을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녹지가 신체 활동을 촉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동시에 폭염 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인타운에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녹지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한인타운과 인접 지역에는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센터 7곳이 있다. 옥스퍼드 애비뉴와 7가 인근에 건설 중인 피오 피코 도서관 공원까지 포함하면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보고서는 6곳을 개발 우선순위 대상에 포함했다. 한인타운 남쪽의 노먼디 레크리에이션 센터가 75위로 가장 시급한 개선 대상이었다. 이어 맥아더 공원(95위), 샤토 레크리에이션 센터(186위), 라파예트 레크리에이션 센터(207위), 서울국제공원(337위), 피오 피코 도서관 공원(343위) 순이었다.
리버티 공원과 케네디 공원은 보고서 평가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관리 부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윌셔 불러바드와 옥스퍼드 애비뉴 인근에 있는 리버티 공원은 지난 2018년 주민들의 반대 운동으로 36층 고층 개발을 막고 LA시 역사·문화 공간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사유지인 탓에 기본적인 공원 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채 단순 잔디밭 상태로 방치돼 있다. 해당 부지는 한인 부동산 기업 제이미슨이 소유하고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스쿨 앞 케네디 공원은 과거 노숙자들이 오랜 기간 점거해 왔다가 관리 주체가 LA통합교육구(LAUSD)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공터로 남아 있다.
LA시는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인 피오 피코 도서관 공원을 비롯해 최근 올림픽 불러바드와 노먼디 애비뉴 인근 다울정 주변 인도 보행 환경 개선 사업〈본지 1월 15일자 A-1면〉도 착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인타운 녹지 공간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인타운에 사는 황인규(30)씨는 “한국에는 저녁 식사 후 동네를 산책하는 문화가 자연스럽지만, 한인타운에는 밤에도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평소 서울국제공원을 이용하는 최기열(79)씨도 “20~30분 걷는 시간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루틴인데, 한인타운 안에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