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당뇨 등 기저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거주지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사망 위험 결정
무상 의료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시간적·경제적 제약이 적기 치료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
근본적 해결 위해 소득 불균형 해소 및 주거·영양 등 기초 생활 보장 필수
온타리오주에서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계획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저소득 지역 거주자가 부유한 지역 거주자보다 수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5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 저널 '자마(JAMA)'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환자의 나이나 기저질환, 병원 시설의 차이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빈곤 자체가 독립적인 사망 위험 요인임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의료 체계 안에서도 '사회적 결정 요인'이 환자의 생존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수치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보편적 의료 시스템의 한계와 사회적 결정 요인의 영향
캐나다는 병원비 걱정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무상 의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해 휴가를 내기 어렵거나 병원 방문을 위한 교통비조차 부담이 될 수 있어, 병세가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다. 퀘벡 불평등 관측소의 샌디 토레스 연구원은 "단순한 의료 접근성을 넘어 영양 상태, 주거 환경, 스트레스 수준 등 삶의 질 전반이 수술 후 회복력과 생존율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기저질환보다 무서운 빈곤이라는 독립적 위험 요소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암, 심부전, 당뇨병 등 환자의 개인적인 건강 상태를 통계적으로 보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 지역 거주자의 사망 위험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같은 수술을 받고 같은 약을 처방받더라도, 퇴원 후 돌아가는 가정 환경이 회복에 적합하지 않다면 생존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병원 내부의 의학적 조치만으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초래하는 사망 위험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의료 혁신을 넘어선 사회적 안전망 강화의 필요성
수술 기법과 주술기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은 약 2%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이제 의료계와 정부는 병원 안에서의 기술적 진보뿐만 아니라 병원 밖의 사회적 치유에 주목해야 한다. 사망률 격차를 줄이는 근본적인 해법은 정밀한 수술 도구가 아니라, 시민들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소득 보장과 복지 확대에 있다. 불평등을 방치한 채 의료 서비스의 양적 확대에만 매몰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