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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통일부 장관, 국가 편에 서 있는가

Los Angeles

2026.01.21 18:31 2026.01.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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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한국 정부의 통일부 장관이 요즘 보이는 행보는 도대체 어느 나라의 장관인지 묻게 한다. 북한에서 “남측이 보낸 드론이 우리 영토에 떨어졌다”고 억지 주장을 내놓자, 대한민국 장관이 먼저 나서 “북한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외치고 있으니, 이게 제정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근거도 불분명한 주장을 하면, 한국 정부는 사실관계를 따지고 우리 영토와 주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정작 장관은 북한의 어조에 보조를 맞추며 마치 ‘남북의 두 국가가 서로 대등한 책임을 지는 존재’라는 북한의 이른바 ‘두 개 국가론’을 그대로 읊조리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종북좌파적 시각을 정부 당국자가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더욱 황당한 것은 지난달 드러난 남북 경계선 문제다. 휴전 이후 수십 년이 지나며 자연 지형 변화로 일부 경계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은 군사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바로잡고 분명히 할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선을 남쪽으로 끌어내려 “양보하자”고 말하는 장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남의 나라 장관이 한국 땅을 북측에 떼어 주려 한다면 모를까, 대한민국 장관이 왜 스스로 영토를 깎아내리려 하는가. 이쯤 되면 ‘정말 대한민국 장관이 맞는가’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 국민의 당연한 감정일 것이다.
 
장관이 앞장서서 북한의 논리를 대신 말하고, 국가의 기본적 주권 사안을 흥정거리로 내놓는다면 이는 결코 ‘평화 제스처’가 될 수 없다. 국가의 존엄과 안보는 먼저 지키고 나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안보가 무너지면 어떠한 대화도, 어떠한 협력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더욱이 북한은 매년 미사일을 쏘고, 핵 개발을 중단할 뜻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대에게 우리 스스로 고개를 숙이며 선을 뒤로 물리는 행위는 평화가 아니라 굴욕이며, 국격을 훼손하는 위험한 도박이다.
 
정부 고위 인사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가 국경의 무게를 결정하고 국가의 자존을 세우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 통일부 장관이 국가의 체면을 세우는 쪽이 아니라 스스로 깎아내리는 쪽에 서 있다는 사실은 실로 심각하다.  
 
장관이 북한의 주장과 시각을 거의 그대로 받아 적는 듯한 태도를 반복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그 장관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대변한다고 믿을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설픈 ‘유화 제스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안보에 대한 단호한 원칙이다. 원칙 없는 대북 대응은 협상력을 잃게 만들고, 결국 북한의 전략적 계산에 놀아나는 결과만 낳는다.  
 
통일부 장관은 더 이상 북한의 확성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장관의 책무는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 명백한 사실을 잊는다면, 그 자리는 장관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맡아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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