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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빛을 만든 이불

Los Angeles

2026.01.26 17:33 2026.01.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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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하루가 도시를 깨운다. 모두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으며 커피를 내려 마신다. 아침 식사를 입에 문 채로 신발을 신고 손으로는 자동차 키를 눌러 문을 열고 어느새 차에 몸을 싣는다. 그래서인지 항상 무언가 잃어버린 느낌이다. 따뜻한 아이의 미소, 가족들의 포옹, 힘내라는 인사들은 길바닥에 다 떨어뜨린다.
 
우리 마음도 별로 다르지 않다. 필요도 없는 분노와 상심은 챙기면서 감사와 용서, 그리고 여유는 어디서 떨어졌는지 찾기조차 힘들다. 돈으로, 건강으로, 관계로도 우리는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변화무쌍, 들쑥날쑥이다. 평온이라는 단어는 사전에만 있는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속을 걷는 기분이다. 차라리 태양처럼 매 순간 마음껏 폭발해도 된다면 시원하기라도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폭발하는 태양이 수억 년 동안 표면의 온도를 거의 변함없이 섭씨 약 5500도로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아는가? 태양의 중심에서는 매초 수소폭탄 수조 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한다. 까마득한 숫자다. 가령 우리가 쓰는 전기로 치면, 태양이 1초 동안 만드는 에너지는 LA시가 약 50억 년을 쓸 수 있는 양이라는 말이 된다.
 
이런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표면까지 오는 데는 불과 2초면 된다. 그렇다면 태양 표면은 천만 도에 도달할 것이고, 당연히 지구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태양은 여전히 5500도를 지킨다. 태양 자체가 마치 두꺼운 이불처럼 고밀도의 기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중심에서 생긴 빛과 열이 이 층을 통과하려면 10만 년에서 수십만 년이라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여정에서 에너지는 수도 없이 부딪치고 흡수되었다가 다시 방출되기를 반복한다. 결국 표면에 이를 때면 거의 일정한 온도가 되어 밝게 타오르는 것이다. 변함없는 태양이 되는 기적 같은 과정이다. 폭발을 품어 내는 그 과정에서 지구를 유지하는 빛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도 이런 두꺼운 이불이 필요하다. 그저 참고 기다리기만 하는 긴 여정이 아니라, 마침내 모든 것을 조절하여 빛나게 하는 이불이 필요하다. 폭발하며 튀어나가는 우리를 부딪치고 품어 주고 다시 잡아 주면서 결국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게 하는 이불. 시간만이 아니라 인생을 사랑해 주는, 폭발을 빛으로 만드는 이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렇게 우리를 불러 주시고 기꺼이 두터운 이불이 되어 주신 분이 있다. 그분은 지금도 당신을 위해 두터운 이불을 준비하신다. 오늘, 당신이 따스한 빛이 되도록.

한성윤 목사 / 나성남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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