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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운 맛따라기] 미국 중식의 뿌리는 광동요리

Los Angeles

2026.02.01 15:29 2026.02.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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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오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라이언 오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미국에서 ‘중국 음식’의 기준을 만든 것은 사천도, 북경도 아닌 광동요리다.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가 대표적인 예다. 이 체인점이 표준화한 메뉴와 맛의 뿌리는 모두 캔토니스, 즉 광동식이다.
 
홍콩 음식의 대부분 역시 광동요리에 속한다. 광동요리는 양념과 소스를 최소화하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는 조리법을 통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강한 향신료보다는 불맛과 식감, 그리고 재료의 신선함이 중심이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쿵파오 슈림프, 오렌지 치킨, 차우멘, 그리고 랍스터와 크랩 볶음 같은 메뉴들 역시 광동요리의 범주에 속한다. 오늘날 미국인이 떠올리는 ‘중국 음식’의 기본 이미지는 이 광동요리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다 익스프레스 이전에는 판다 인(Panda Inn)이 있었다. 판다 익스프레스의 모태가 된 이 광동식 중식당은 패서디나 풋힐 불러바드의 본점을 중심으로 버뱅크의 샌퍼난도 길과 유니버설 스튜디오 시티워크 등에서 지금도 성업 중이다.  한인타운에도 버몬트와 윌셔 코너 MTA 스테이션 상가에 판다 익스프레스 매장이 있다. 광동요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LA의 일상식으로 흡수되었는지 알려주는 예다.
 
딤섬은 흔히 만두의 다른 말로 오해되지만, 본래는 ‘점심’을 뜻하는 광동어 발음에서 비롯됐다. 과거의 딤섬은 지금처럼 성대한 식사가 아니었다. 아침 시간, 차를 마시며 간단히 허기를 달래는 음식이었고, 홍콩에서는 점심 대용의 느긋한 브런치 문화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의 딤섬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LA 차이나타운은 광동요리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중국계 이민자들이 샌게이브리얼 밸리로 이동하면서, 유명 중식당들 역시 하나 둘 자리를 옮겼다. 현재 다운타운에서 딤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ABC 시푸트 레스토랑 정도다. ABC 외에도 과거 엠퍼러스 파빌리온 인근 힐 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풀하우스 시푸트 레스토랑과 풀 문 하우스가 서로 경쟁하며 살아남았다. 한쪽은 중국 원조를, 다른 한쪽은 LA 원조를 주장하며 버텨온 이 두 식당은 침체된 상권에서 극단적인 경쟁 끝에 공존하게 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샌게이브리얼까지 가지 않아도 게와 랍스터 볶음을 포함한 정통 광동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차이나타운에는 한때 화려한 광동식 중식당들이 존재했다. 자체 건물 2층 전체를 사용하고 대형 주차 건물까지 갖췄던 익스프레스 파빌리온, 금장 인테리어와 제비집 요리로 이름을 날렸던 미류화 씨푸드, 그리고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CBS 시푸트 레스토랑 등이 그 시절을 대표했다. 이후 그 명성은 알함브라 가필드 길의 NBC 시푸트 레스토랑이 이어받았고, 현재는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딤섬 식당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저녁 시간에도 부담 없이 딤섬을 즐기고 싶다면 요즘은 ‘딘 타이 펑’이 대안이 된다. ‘딘 타이 펑’은 광동식이 아닌 대만식 만두집이지만, 딤섬을 점심 전용 메뉴에서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올데이 메뉴로 바꿔버린 결정적인 존재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아케이디아에 본점 한 곳만 있었고, 저녁 시간에 맞추려면 오후 4시에는 줄을 서야 했던 식당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두 시간 대기가 기본이 된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광동요리는 자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국 음식을 정의해 버린 장르다. 사천요리가 혀를 흔드는 요리라면, 광동요리는 기준을 만든 요리다.  
 
LA와 K타운의 중국 음식사를 이야기할 때, 이 광동요리는 언제나 출발점으로 남는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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