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괴리된 '탁상행정'식 집계 소송대비 750만불 로펌 계약 방대한 인력과 예산 낭비 지적
자원봉사자들이 홈리스 텐트를 조사하고 있다. [LA시 홈페이지]
LA카운티 정부의 노숙자 위기 대응 예산 편성과 각종 지원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노숙자 수 전수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LA시는 노숙자 문제 해결이 아닌 관련 소송 비용에만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조사 방식이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카운티 내 노숙자 수가 실제보다 적게 집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A카운티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사흘간 노숙자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자원봉사자 5000여 명이 밤마다 거리와 프리웨이 하부 공간 등을 돌며 노숙자와 차량 거주자, 임시 거처 생활자 등을 파악했다. 이 집계는 연방정부가 LA카운티에 배정하는 각종 노숙자 지원금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전수조사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조사 방식이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LA한인타운의 'K타운 포 올(Ktown for All)' 소속 셰린 바르그히즈는 “노숙자 수는 몇 주 단위로도 급격히 변할 수 있는데, 특정 시점에 이뤄지는 짧은 조사만으로 통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당국은 노숙자 수가 줄었다고 발표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오히려 증가세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대한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데 비해 효과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전수조사를 주관하는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은 다음 회계연도 전수조사에 232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LAHSA는 지난해 조사에서 카운티 내 노숙자 수가 7만2308명으로 전년 대비 약 4%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LA시 노숙자 수는 4만3699명으로, 전년 대비 약 3.4% 줄었다.
이를 두고 현행 조사 방식이 과소 집계를 초래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국은 매년 1월 말 사흘간 야간 시간대에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비가 내릴 경우 노숙자들이 일시적으로 실내로 이동하면서 집계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숙자들이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야간에 조사가 이뤄지는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랜드(RAND)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분석에서 2025년 실시된 전수조사가 스키드로, 할리우드, 베니스 지역 노숙자 인구의 30% 이상을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앞서 2024년에도 해당 조사에서 세 지역 노숙자 인구의 26%가 집계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막대한 재정이 노숙자 대응 현장 지원이 아닌 법적 대응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LA시의회는 지난달 28일 외부 로펌인 깁슨 던 앤 크러처와의 계약 예산을 180만 달러 증액하는 안을 9대4로 승인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해당 계약 규모는 지난해 12월 500만 달러 추가 승인 등을 거치며 총 75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당국은 전수조사가 불완전하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도구라는 입장이다. 니디야 라만(4지구) LA시의원은 “전수조사는 노숙자 위기를 측정하기 위한 여러 도구 가운데 하나”라며 “연방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필수적이며, 노숙자 문제 해결과 정책 성과를 측정하는 데 활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