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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포트워스 빈곤 노년층 75% 급증

Dallas

2026.02.04 06:27 2026.02.0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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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만6천여명→2024년 9만7천여명
달라스 노년 빈곤층 증가.

달라스 노년 빈곤층 증가.

 북 텍사스 달라스–포트워스(DFW) 메트로폴리탄에서 빈곤 상태에 놓인 고령층이 10년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노년층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며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달라스 모닝 뉴스가 29일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달라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DFW 지역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약 75% 증가했다. 이는 인구 500만명 이상 미전국 메트로폴리탄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2014년에는 은퇴 후 생활고를 겪는 65세 이상 주민이 5만6,6617명이었으나, 물가 상승이 장기화된 2024년 현재 그 수는 9만7,504명에 달했다.
미국 최대의 구호 단체 중 하나인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현재 고령층 식량 불안(food insecurity)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로 나타났다. 2023년 자료를 토대로 한 이번 보고서는 텍사스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고령층 식량 불안 인구수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1년 동안만 주내 식량 불안 고령자는 약 45만명이나 늘었다.
북 텍사스 지역에서 노년층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이러한 현상이 소득 수준, 인종, 성별, 거주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퇴자 소득이 급등하는 생활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향후 수십년간 고령 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식량 불안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텍사스 인구통계센터(Texas Demographic Center)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향후 수십년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65세 이상 인구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방센서스국 기준에 따르면, 연소득 1만6천달러 미만은 빈곤 상태로 분류된다. 현재 DFW 지역의 중위소득은 9만3천달러로 10년전보다 5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임차인 물가지수는 80%, 주택 가격 지수는 140%나 급등했다. 2014년 25만달러에 거래되던 평균 주택 가격은 현재 60만달러로 뛰었고 당시 월 900달러 수준이던 임대료는 현재 1,600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근로 소득과 은퇴 소득간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2014년에는 근로자가 은퇴자보다 연간 3만6천달러를 더 벌었지만, 2024년 현재 그 차이는 6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노스 텍사스 푸드뱅크(North Texas Food Bank)의 고령자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매디슨 메신저(Madison Messinger)는 “많은 노년층 이웃들이 고정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생활비 상승으로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써야 할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음식인지, 약값인지, 월세인지, 전기료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거비 부담에 내몰리는 노년층
플레이노에 위치한 노인 웰니스 센터의 리 스타크(Lee Stark)는 콜린 카운티에서 노숙 상태이거나 주거 불안을 겪는 노인 상당수가 월 1,200달러 안팎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해 퇴거와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고, 결국 노숙자 쉼터나 공동 주거로 내몰리는 사례가 잦다는 설명이다.
이들 은퇴자의 소득 정점은 1990년대 40~50대 시절이었으며, 당시 콜린 카운티는 농촌 지역에 가까워 임금 수준이 낮은 산업이 주를 이뤘다. 이후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 구조 변화는 이들에게 큰 단절로 작용했다.
스타크는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하는 소득을 올렸고, 현재 콜린 카운티에 자리 잡은 대기업의 고소득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현재 받는 사회보장연금에도 그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콜린 카운티의 주택 가격 지수는 가구당 중위소득 증가 속도의 3배에 달해,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자들에게는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시니어 소스(Senior Source)의 재정 코치 앤드리아 마샬(Andrea Marshall)은 “많은 노인들이 은퇴를 감당할 만큼 충분히 저축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금이 고갈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2만5천달러를 모으는데 수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1년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지원 제도를 신청하려 해도 남아 있는 소액의 저축 때문에 자격이 박탈되는 경우가 많다”며 “임대료가 2배, 식료품 가격이 3배로 오를 것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노년층이라 하더라도 배우자의 사망, 자녀 문제, 홍수나 화재 같은 자연재해 등 갑작스러운 사건 하나로 순식간에 재정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영양·의료 접근성도 위협
생활비 부담은 고령층의 건강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메신저는 “고정 수입으로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건강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DFW 지역에서는 전체 고령 인구의 9.2%인 12만명 정도가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다음 끼니를 걱정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50~59세 인구까지 포함하면 식량 불안 비율은 13.2%로 상승한다. 특히 푸드뱅크를 찾는 노년층 가운데 손주를 돌보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메신저는 “이미 어려운 상황에서 미성년 자녀나 청소년까지 부양해야 하는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의료보험 비용 역시 큰 장애물이다. 많은 노인이 비용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플랜을 선택하지만, 입원시 공제액과 본인 부담금이 예상보다 크게 발생해 충격을 받는 사례가 잦다는 지적이다.
 
■은퇴 준비는 최소 5~6년 전부터
전문가들은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은퇴 최소 5~6년전부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니어 소스와 노인 웰니스 센터 등은 재정뿐 아니라 정신·신체 건강, 안전, 사회적 관계와 삶의 목적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은퇴 설계를 권고하고 있다.
마샬은 “많은 노인들이 가족과 친구를 잃고 홀로 남은 채 돈도 부족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오히려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는 단순히 저축의 문제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누군가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는지, 살아갈 이유가 있는지를 묻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작은 변화든 큰 변화든, 지금 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메시지다.
 
〈손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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