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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500불 들고 온 이민자 아들, LA 상공회의소 이사장 되다

Los Angeles

2026.02.09 17:32 2026.02.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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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차별과 무시를 당했지만 참고 견디며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셨어요.”
 
행사에 참가한 1000여 명의 LA 상공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테이블의 아버지는 환한 웃음과 인사로 화답했다.
 
LA 상공회의소 앤디 박(사진) 이사장의 5일 취임 연설 모습이다. 행사장에는 상의 내 선배들과 유수의 대기업 대표들이  앉아 있었지만 40대 중반의 박 이사장의 발언은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 충분했다.
 
그는 5분 남짓의 취임사에서 ‘한인’임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1888년 상의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인인 제게 이사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저에게 세상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가족에게 기회를 준 LA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며,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동체가 갖는 잠재력을 가늠케 하는 예가 될 것입니다.”
 
수많은 취재와 행사 현장에서 한인 1.5세와 2세들의 성공 사례, 고위직 임용, 큰 성취들을 연설로 들어왔지만, 이번 연설은 가장 울림이 큰 연설 중 하나였다.  
 
박 이사장의 부모는 70년대 말 LA로 이민 온 1세대 한인들이다. 소위 ‘공항에 단돈 500불’ 세대다.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미숙한 영어에 용기와 각오로 뭉친 꿈많던 가족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쉬운가. 이들의 열정은 92년 폭동과 94년 지진으로 벽에 부딪힌다. 더 나은 기회를 위해 가족은 시애틀로 이주해야 했다. 시애틀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 이사장은 어린 추억이 남은 LA로 돌아와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수만 고객과 기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지역 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20년 넘은 대기업 임원이지만 ‘배우며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선배가 아끼고 사랑했던 도시 LA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데 1년을 헌신하겠다고도 했다.
 
말은 그 자체로 힘이다. 그 힘은 사람을 바꾼다. 그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연설에 이날 밤 많은 한인 1~2세들, 아니 행사장 모든 참석자가 묵직한 감동과 뿌듯함을 가슴에 새겼으리라 믿는다. 모든 독자와 함께 그의 활동과 성장이 LA에서 한인사회를 더욱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본다.
 
박 이사장의 연설 내용은 미주중앙일보 영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제부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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