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국 LA에 거주하는 영주권자 A씨는 최근 서울에 보유한 아파트를 뉴욕에 사는 시민권자 아들에게 증여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모두 거액의 세금이 부과될까 우려하고 있다. 국경을 넘는 증여에서 이중 과세를 피할 방법은 없을까.
▶답= 한국 상증세법에 따르면 수증자(받는 사람)가 비거주자이더라도 한국 내 재산을 증여받으면 한국에서 증여세가 과세된다. 특히 비거주자는 거주자에게 인정되는 5천만 원의 증여재산공제(직계존비속 기준)를 받을 수 없어, 공제 없이 증여액 전부에 세율이 적용된다.
A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미국 세법상 거주자에 해당한다. 미국은 증여자와 수증자가 모두 거주자인 경우 '통합세액공제(Unified Tax Credit)' 제도를 적용한다. 2026년 기준 증여와 상속을 합쳐 평생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1,500만 달러다. 한국에서 증여한 재산 가액이 이 한도 내라면 미국에서 추가로 납부할 증여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공제 한도를 초과해 과세될 경우, 한국에서 납부한 증여세를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받아 이중 과세를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아파트를 처분해 현금으로 미국에 반출한 뒤 아들에게 증여하는 방법은 어떨까. 증여자와 수증자 모두 한국 세법상 비거주자이고, 증여 재산이 국외에 있다면 한국에서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통합세액공제를 활용해 실질적인 세 부담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재산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한국 증여세의 향방이 갈린다. 한국 내 부동산 상태로 증여하면 한국 법에 따른 증여세를 피할 수 없지만, 이를 현금화하여 미국 거주자 간에 증여한다면 한국 세법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부동산 처분 과정에서의 양도소득세와 외환 반출 절차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미주 한인들이 한국 내 자산을 정리할 때는 단순한 증여를 넘어 자금의 이동 경로까지 치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