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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했는데 폐업이라니"

Toronto

2026.02.23 05:13 2026.02.2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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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글린턴 LRT 완공에도 눈물 짓는 자영업자
[Youtube @CityNews 캡처]

[Youtube @CityNews 캡처]

 
15년 공사 끝에 라인 5 개통됐지만 유동 인구 회복은 '기대 이하'... 소상공인 절규
공사 기간 중 140개 점포 문 닫아… 흑인 소유 기업 절반 이상 사라진 '문화적 손실'
BIA "정부의 직접적인 현금 보상 절실" ... 더그 포드 주총리, 공공 조사 요구 거부
 
토론토의 역사적·문화적 중심지 중 하나인 '리틀 자메이카'가 오랜 기다림 끝에 에글린턴 크로스타운 LRT(Line 5) 개통을 맞이했으나, 정작 상인들은 축제가 아닌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마침표 ... "LRT 열린 날, 우리는 가게 문 닫는다"


에글린턴 웨스트와 앨런 로드 사이에 위치한 리틀 자메이카 거리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1657 에글린턴 애비뉴 웨스트에서 주스 바 '내추럴 플라바'를 운영해 온 클로드 톰슨은 LRT가 개통된 바로 그 주 토요일에 영업을 종료했다. 그는 "LRT가 개통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믿고 2024년에 입주해 버텼지만, 계속되는 지연과 줄어든 유동 인구를 감당하기엔 폭풍우가 너무 거셌다"며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비록 오프라인 매장은 접지만, 팝업 스토어 형태로 비즈니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40개 점포 증발 ... 무너진 지역 경제 생태계


리틀 자메이카 BIA(비즈니스 개선 지구)에 따르면, 2011년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 지역에서만 140개 이상의 상점이 영구 폐업했다. 특히 2022년 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내 85개 흑인 소유 기업 중 48개가 사라졌을 정도로 타격이 집중됐다. 제이슨 맥도날드(Jason McDonald) BIA 회장은 "LRT가 개통됐음에도 발길은 여전히 뜸하다"며 "우리는 가로등이나 화단 조성 같은 간접 지원이 아니라, 그간의 피해를 직접 보전해 줄 정부의 '수표(Direct cheques)'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트로링스 "이미 138만 달러 지원" vs 상인들 "공공 조사 필요"
 
메트로링스(Metrolinx) 측은 토론토 시를 통해 리틀 자메이카를 포함한 에글린턴 인근 BIA들에 총 138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15년간의 공사 지연이 가져온 피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더그 포드(Doug Ford) 온타리오 주총리가 최근 LRT 공사 지연에 대한 공공 조사(Public Inquiry) 요구를 거부하면서 지역 사회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상인들은 지난 목요일 첫 타운홀 미팅을 개최한 데 이어, 무너진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집단 대응을 예고했다.
 
15년의 공백이 남긴 상처, '개통'이 끝이 아닌 이유
 
에글린턴 LRT 개통은 토론토 교통사의 큰 진전이지만, 그 과정에서 '리틀 자메이카'라는 독특한 문화 자산이 치른 대가는 가혹했다. 철도라는 인프라는 깔렸을지언정, 그 위에서 숨 쉬던 소상공인들의 생태계는 이미 빈사 상태다. 15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한 세대의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없게 만든 긴 세월이었다. 주정부와 시정부는 단순히 개통을 축하하는 데 그치지 말고, 리틀 자메이카가 가진 문화적 특수성을 보존하기 위한 특단의 임대료 지원이나 소상공인 직접 보상안을 재검토해야 한다. 인프라의 성공은 편리한 이동뿐 아니라, 그 길목에 있는 이웃들의 삶이 지켜질 때 완성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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