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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라캉 "욕망 극한 추구는 숭고함"

Los Angeles

2026.02.23 17:29 2026.02.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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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헤겔·라캉의 안티고네 관점
왕의 결정에 도전한 행위를
헤겔은 의도적 범죄로 인식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이해하려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를 알아야 한다. 이 용어는 프로이트가 창시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의 아들로 태어났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에 의해서 어린 시절 추방을 당했다. 그가 성장하고, 어느 날 거리에서 노인을 만났으나 그가 아버지인 줄 모르고 살인을 저지르고, 테베의 스핑크스가 문제로 제시한 수수께끼를 푼다.  스핑크스는 물에 스스로 빠져서 죽고, 그것을 계기로 테베의 여왕과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살다가 훗날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두 눈을 찌르고 광야를 배회하게 되는데, 오이디푸스가 테베를 떠날 때, 테베의 시민들은 자신들이 사랑했던 왕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고 한다. 이오카스테는 자결한다.
 
프로이트는 이 신화를 터 잡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창안한다. 남근기(3~5세) 사내아이가 자신의 엄마로부터 이성의 사랑을 느끼나, 아버지에 의한 거세를 두려워하여 곧 아버지를 따른다. 그러나 이것이 무의식으로 삶 전체를 통하여 '억압'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억압이 최초로 나타나는 현상이 이성을 향한 성충동이다. 프로이트는 아들이 아버지를 적대시하고, 어머니를 좋아하는 본능의 표현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하며, 4~5세 사이에 끝난다고 한다.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가 광야를 배회할 때,딸인 안티고네(Antigone)가 부축한다. 소포클레스의 비극인 '안티고네'라는 작품에 대해서 자크 라캉은 안티고네가 자신의 '순수 욕망'에 충실하다며 정신분석 윤리를 구현한 인물로 제시한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 사이에 2명의 왕자와 2명의 공주가 있었는데, 첫째 공주가 안티고네였다. 오이디푸스가 신탁에 따라 최후를 맞이할 운명의 땅인 아티카의 콜로누스까지 안티고네가 동행한다.
 
그곳에서 예언대로 아버지가 죽자, 안티고네는 두 오라버니의 왕위 다툼을 말리기 위해 다시 테베로 돌아온다. 동생인 에테오클레스에게 쫓겨난 형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의 군대를 이끌고 다시 테베를 공격했다. 전쟁은 결국 두 형제가 서로를 죽인 뒤 끝이 났다.  
 
에테오클레스의 어린 아들 라오다마스를 대신하여 테베의 섭정에 오른 형제들의 외숙부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에게는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었지만, 폴리네이케스는 외국의 군대를 이끌고 조국을 공격한 반역자로 몰아 매장을 불허했다. 안티고네는 죽은 가족의 매장은 신성한 의무라고 여겨 크레온의 명령을 어기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에 모래를 뿌려 장례 의식을 행하였다. 크레온은 크게 분노하여 병사들을 보내 안티고네를 잡아 오게 한 뒤, 사형선고를 내린다.  
 
자크 라캉은 안티고네의 오빠를 향한 '순수 욕망'을 무의식 속에서 발현한 주이상스로 이해한다. 자크 라캉은 크레온이 땅의 법칙과 신의 명령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신이 정한 '국가법'을 '신의 법령'과도 같은 초월적 위치로 올리고 싶은 개인의 욕망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안티고네의 숭고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욕망을 극한까지 주저함 없이 밀고 나갔을 때, 마주치는 '죽음 충동'에서 오는 '윤리성'으로 해석한다.
 
 반면, 헤겔의 관점은 다르다. 안티고네의 행위가 혈연에 대한 충성과 같은 윤리적인 성향이 관련돼 있다고 말한다. 크레온은 폴리스(국가)의 권위가 그 어느 것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시 폴리스에 대한 충성은 전체 그리스 사회의 윤리적인 바탕을 이루는 절대적 원리였다. 폴리스 자체가 시민들의 질서와 안전을 도모하고, 보호해 주는 진정한 신(神)이었으며, 따라서 시민들은 폴리스라는 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의무로 생각했다.
 
그러므로 왕의 결정에 도전한 안티고네의 행위는 의도적인 범죄로 보았다. 안티고네 스스로가 신성한 범행이라고 일컫는 것은 자신이 국가법임을 인정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하면서 크레온 왕의 손을 들어준다.
 
박검진

박검진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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