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열리는 삼일절 기념식 주최 기관 선정 문제 두고 갈등 이견 좁혀지지 않아 각자 행사 한인 2세 단체들의 참여 부재
제107주년 3·1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LA에서는 주최 기관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한인 단체 간 이견으로 기념식이 각각 따로 열리게 됐다.
특히 한인 사회에서는 1세대 한인 단체 간 갈등 양상으로 인해 차세대 한인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기고, 3·1절 기념행사의 명맥을 이어갈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는 내달 1일 오후 1시 30분 LA 한인타운 인근 로즈데일 공동묘지를 찾아 안장된 애국지사들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제프 이 한인회 사무국장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3·1절 당일에 공식 기념행사를 여는 한인 단체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에 임원진이 뜻을 모아 독립유공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식으로라도 3·1절을 당일에 기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A 지역 한인 단체 중 맏형 격인 한인회가 3·1절 기념식을 열지 않고 자체 헌화식으로 대신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한인회는 앞서 지난 2024년 사상 처음으로 미주 지역 항일운동의 근원지로 불리는 중가주 리들리 독립문 앞에서 3·1절 기념식을 개최했으며, 지난해에는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행사를 열어 한인 청소년 200여 명의 참여를 끌어낸 바 있다. 두 행사 모두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미주3·1여성동지회 등 애국단체들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올해 한인회가 기념식 개최를 포기하게 된 배경에 단체들 간 주최 기관 선정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있었다는 점이다. 한인회는 이달 초 LA 지역 단체들과 함께 기념행사 준비 회의를 열고, 여러 단체가 합심해 행사를 치르자는 취지에서 특정 단체를 주최로 내세우지 않는 연합 개최 방안을 제안했다. 행사 홍보물 역시 주최·주관 기관을 구분해 명시하지 않고 참여 단체들의 로고를 함께 표기하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사장 제니퍼 최) 측 입장은 달랐다. 재단 측은 한인 단체를 대표해 한국 국가보훈부로부터 기념식 관련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만큼, 예산 집행과 행정적 책임을 고려해 대표 주최 기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니퍼 최 이사장은 26일 본지에 “국가보훈부에서 내려온 공문에 행사 주최 기관을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양측은 주최 기관 명시를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한인회는 기념식 개최 실무를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측에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은 오는 3월 2일 오후 5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미주3·1여성동지회, 미주도산기념사업회, LA흥사단, 국가원로회의 미서부지부,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등 애국단체들과 함께 기념행사를 별도로 개최한다.
최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전달받아야 해서 행사를 하루 늦춰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한인들의 참여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인회는 당초 이번 기념식에서 차세대 한인 단체 소속 청소년들을 초청해 독립선언문 낭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관련 단체가 행사에서 발을 빼면서 해당 계획이 무산됐다. 화랑청소년기념재단을 제외한 차세대 한인 단체 참여는 전무하다. 이에 한인 청소년들의역사 교육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 한인 단체 관계자는 “1세대 단체들의 모습을 보며 한인 청소년들이 무엇을 배우게 될지, 과연 3·1절 기념식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한 단체 관계자는 “사실상 한인 2세 또는 차세대 단체들은 3·1절 행사나 그 의미에 큰 관심이 없다”며 “1세대 단체들이 저물어가는 상황에서 향후 누가 이러한 행사를 주최하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