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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00일 남았는데, 밴쿠버 시민들 "'먹고 살기 힘들어" 썰렁

Vancouver

2026.03.04 17:16 2026.03.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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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티켓값에 집 담보 대출설까지 등장, 관람 포기 속출
133억 달러 적자 속 6억 달러 혈세 투입, 행정 우선순위 논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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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열리는 2026 FIFA 월드컵 첫 경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세계적인 축제를 앞두고 설렘보다는 치솟는 티켓 가격과 주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 총 13경기를 치르며 밴쿠버에서 7경기, 토론토에서 6경기를 각각 진행한다.
 
현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무엇보다 천정부지로 솟은 티켓 가격이 시민들에게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일반적인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면서 경기장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켓 재판매 시장에서는 좌석 2장을 구하려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할 정도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BC주 정부의 재정 상태도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주 정부는 이번 월드컵 개최 비용으로 최대 6억 2,400만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주 정부는 향후 3년 동안 공공 부문 일자리 1만 5,000개를 줄이고 2026-27 회계연도까지 13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규모 혈세를 투입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실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지역 경제 특성상 대규모 관광객 유입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일부에서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의 활기찬 분위기를 떠올리며 밴쿠버가 다시 한번 국제 무대의 중심에 서는 것에 의미를 둔다. 과거 엑스포 86이나 동계 올림픽 당시에도 반대 여론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선례를 강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정학적 갈등도 대회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 멕시코의 정세 불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제시 마시 캐나다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나온 자극적인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시 감독은 캐나다가 높은 윤리 의식과 존중을 중시하는 엄연한 독립 국가임을 강조하며 캐나다를 미국의 일부처럼 취급하는 오만한 수사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의 첫 경기는 6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다. 캐나다 국가대표팀은 6월 18일 카타르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월드컵 개최로 기대되는 경제 효과뿐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할 비용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 정부가 일자리 감축과 재정 적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6억 달러가 넘는 대회 관련 지출이 공공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또 대회 기간 숙박비와 물가 상승 가능성도 있어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입된 공공 예산이 지역 사회에 어떻게 돌아오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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