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하루종일 요동쳤다.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막바지에 가깝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87달러(4.26%) 상승한 배럴당 94.7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8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이날 WTI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을 대거 반납한 것이다. WTI는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119.48달러(+31.44%)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외 거래에서 WTI는 미 동부시각 오후 5시 현재 8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공 행진하던 유가는 주요 7개국(G7)이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하면서 흐름을 바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더욱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은 해군도 없고 통신도 없으며 공군도 없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황이 당초 4~5주로 봤던 예상 기간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밝혔다.
조기 종전 기대감에 장중 1%대 후반까지 내려갔던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 변동성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시민들의 생활 물가에 직격탄을 미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날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뉴욕주 평균 휘발유값(레귤러 기준)은 갤런당 3달러40센트로, 일주일 전(3달러)에 비해 40센트 올랐다. 뉴저지주 평균 휘발유값은 갤런당 3달러34센트로, 일주일 전(2달러92센트)에 비해 역시 큰 폭으로 뛴 상태다. 오일쇼크에 원·달러 환율도 15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 원화를 달러로 바꿔 생활하는 한인들은 높은 환율 때문에 손에 쥐는 돈이 급격히 줄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축유 방출은 단지 '반창고'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리스타드 에너지 부사장 야니브샤는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이 2개월간 지속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110달러를 넘고, 4개월간 지속되면 배럴당 13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