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주지사 선거 지지율 1위인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과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민주당의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 간 공방이 예비선거 30여 일을 앞두고 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8일 열린 TV 토론회에서 정책 토론을 넘어 서로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스포트라이트 쟁탈전을 벌였다. 이날 힐튼과 베세라 전 장관은 주지사의 비상사태 선언 권한을 두고 격돌했다. 힐튼은 베세라 전 장관이 주택 보험료를 동결하기 위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가주 비상사태 법령을 제대로 읽었다면 보험료 문제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주지사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베세라 전 장관은 지난 18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도 “주거, 의료, 보육, 육아 등 모든 비용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현재 가주의 상황은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할 수준”이라며 "취임 100일 이내 주택 보험료를 동결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4월22일자 A-2면〉 관련기사 [하비에르 베세라 단독 인터뷰] 가주는 지금 비상사태 선포해야 할 수준 베세라 전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가주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법령에 따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보험국 및 업계와 협력해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 간 신경전은 곧바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번졌다. 베세라 전 장관은 힐튼을 향해 “정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폭스뉴스 출신 방송인에게 들을 필요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힐튼의 아버지(dadd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힐튼을 공화당 후보로 공식 지지한 바 있다. 이에 힐튼은 “민주당은 16년간 집권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아직도 트럼프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두 후보 간 공방은 토론회 이후에도 이어졌다. 힐튼은 이날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TV 토론회에서 베세라 전 장관과 맞붙는 장면을 게재하며 그를 향해 “주 비상사태는 재난이나 고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시 선언이 가능하다”며 “단순히 보험료가 높다고 선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베세라 전 장관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에 TV 토론회 영상 여러 개를 올리며 “나는 후보 중 유일하게 주 비상사태를 선포해본 사람이고, 보험료 안정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힐튼은 자신의 아빠인 트럼프 대통령의 말만 듣는다”고 조롱했다. CBS 측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가주 유권자 14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힐튼은 전체 지지율 16%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민주당 후보 중에는 톰 스타이어(15%)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베세라 전 장관(13%), 포터 전 의원(9%) 순으로 뒤를 이었다. 26%는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힐튼은 지난 17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가주 민주당은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다”며 “민주당 후보들은 문제 제기는 많지만 정작 해결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본지 4월 21일자 A-1면〉 관련기사 불가능해진 ‘캘리포니아 드림’ 다시 누리게 할 것 김경준 기자트럼프 주지사 트럼프 대통령 비상사태 선포 도널드 트럼프
2026.04.29. 22:1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단과의 연례 만찬 도중 행사장에는 큰 총성이 몇 차례 울렸다. 산탄총 등으로 무장한 괴한이 행사장 밖 보안 검색 구역을 돌파하려다 보안 요원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다. 이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은 급히 피신했다. 재작년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암살 시도에 직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총격 위험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 붙잡힌 총격범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를 졸업한 전직 강사 ‘콜 토마스 앨런’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용의자는 사교육업체인 ‘C2에듀케이션’에서 시간제 강사로 근무하며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2024년에는 ‘이달의 교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재작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캠프에 25달러를 기부한 이력이 확인됐다. 무사히 대피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격은 이란 전쟁과는 무관한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발생한 총탄에는 보안요원 한 명이 맞았으나,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발생 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는 보안 요원들이 행사장 밖 검색대를 지키던 상황 중 한 남성이 갑자기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보안 요원들은 즉시 총을 꺼내 대응에 나섰고, 무기를 소지한 총격범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지역매체 뉴욕포스트는 총격범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범행 동기와 표적을 기술한 성명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앨런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범죄자라고 묘사하며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암살 타깃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예정됐던 미국 특사들의 파키스탄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 11∼12일 파키스탄에서 열린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21일로 예상됐던 2차 협상도 불발된 가운데, 주말 협상까지 무산되면서 대화 재개가 다시 불확실해진 것이다. 이란은 애초부터 파키스탄에서 미국과 직접 회담을 가질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들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핵심 쟁점으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프로그램이 꼽힌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해상 봉쇄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핵 문제에서도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과 비축분 반출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지혜 기자미국 무장괴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출입기자단
2026.04.26. 16:4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설정한 휴전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란 지도부와 협상 대표단이 단일한 협상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격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돼 있는 상황이며, 파키스탄 측으로부터 협상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군사 행동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의 공식 제안이 제출되고 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결론에 이를 때까지 휴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군사적 압박 수단은 완전히 해제되지 않는다. 그는 대이란 해상 봉쇄는 계속 유지되며, 기타 군사 대비 태세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당초 설정됐던 ‘2주간 휴전’ 종료를 하루 앞두고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해당 휴전 시한이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긴장 완화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다시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앞서 이란 협상단은 22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양측 간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1일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이란 협상단이 2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2차 종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당초 파키스탄의 중재와 미국의 휴전 요청을 수용해 협상에 나섰다. 특히 미국이 받아들인 ‘10개 조항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휴전 및 종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란 측은 미국이 합의 직후부터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불참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또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레바논과의 휴전을 즉각 시행하도록 압박하지 않은 점도 협상 초기부터 심각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강경 대응 역시 협상 불참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지혜 기자대통령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휴전 요청
2026.04.21. 22:0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을 나포했다고 19일 밝혔다. 20일 협상이 열릴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이란이 해상봉쇄부터 풀라며 반발하는 상황인데, 이란 선박에 대한 미군의 발포와 나포가 협상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투스카’라는 이란 화물선이 우리 해상봉쇄를 뚫으려 했다”며 “우리 해군 군함이 기관실에 구멍을 내 멈추게 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주 휴전’ 종료를 앞두고 대이란 압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작전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이란 협상 대표팀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며 합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와 교량에 폭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은별 기자트럼프 선박 선박 나포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4.19. 17:1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주한미국대사로 미셸 박 스틸(사진) 전 연방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백악관은 13일 상원에 제출한 인준 요청 명단에 스틸 지명자를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1년 3개월간 이어진 주한 미 대사 공백이 해소될 전망이다. 1955년 서울 출생인 스틸 지명자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을 거쳐 19세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사업가로 활동하다 정치권에 입문,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지낸 뒤 2020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공화당 내 대표적 '지한파'로 꼽히는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지지와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적극적이었으며,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 반대에도 목소리를 내왔다. 상원 인준과 한국 정부 아그레망(외교 사절 수락) 절차를 거쳐 부임할 경우,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가 된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주한대사 트럼프 스틸 지명자 도널드 트럼프 의원 지명
2026.04.13. 17:5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7일(미 동부시각) 저녁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인프라 공격 유예 시한이 다가오면서 이란 전쟁이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세한 설명 없이 “미 동부시각 화요일 오후 8시!”라고 적었다. 이는 7일 오후 8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고 이란에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란 지도부)이 해협을 계속 폐쇄하고 제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전국에 있는 모든 발전소와 다른 모든 시설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당초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 시점(6일 오후 8시)보다는 불쑥 하루 연장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시간 벌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과 깊이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공격 유예 시점 전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만약 합의를 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을 폭파해 버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번 발언은 이날 미군이 이란에 격추된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조종사를 구출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다만 이란이 순순히 양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란과의 협상에서 성과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이란 전쟁은 중대 확전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 관계기사 한국판 관련기사 트럼프 “호르무즈 열어라, 미친 X들아”…내일, 지옥문 데드라인 이란 땅에서 36시간…미 실종 조종사, 권총 하나로 버텼다 “이란 패배 용납 못 해”…중국이 중재외교 나선 이유 5가지 [VIEW] 프랑스·일본 배 호르무즈 통과…한국 26척은 그대로, 왜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호르무즈 저녁 호르무즈 해협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4.05. 19:08
비운의 왕세자로 불리던 레자 팔레비, 그가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단에 올라 단호하게 외쳤다.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MIGA)!”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인 그는 2013년 망명 정부 조직을 구성한 뒤 미국에서 이란 신정 정권에 대한 반대 활동을 이어온 인물이다. 팔레비는 지난 25~28일 나흘간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CPAC에서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이란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팔레비는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인 텍사스에서 이란 신정 정권의 완전한 종식을 주장하며 ‘포스트 이란’ 구상을 제시했다. 자유·민주주의 회복과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 중동 질서 재편 가능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CPAC 피날레를 장식한 28일 연단에 올라 “이란의 자유는 더 이상 환상이 아니며, 우리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를 찾게 되면 이란은 더 이상 핵 위협도, 테러도, 인질극도 없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를 협박하는 나라가 아닌, 미국과 자유 세계에 안정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비는 이란이 수십 년간 배척해온 자유의 가치를 되찾는 과정을 ‘해방’으로 규정하며, 이란의 해방이 국제 경제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 이란은 21세기 최대의 미개척 경제 기회의 땅”이라며 “고학력과 기업가 정신을 갖춘 9300만 인구가 해방된다면 향후 10년간 미·이란 전략적 파트너십은 미국 경제에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팔레비는 정권 전복 이후 첫 100일간의 재건 로드맵인 ‘이란 번영 계획(IPP)’도 공개했다. 그는 “현재 군·관료 조직 일부도 합류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공화주의자와 군주주의자, 좌우를 초월한 연합을 구축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란은 이라크와 같은 혼란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권력 공백 없이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팔레비를 향한 이란계 미국인 참가자들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관중들은 연설 도중 “킹 레자 팔레비”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팔레비는 현 정권이 완전히 붕괴되는 시나리오에 대해 “수백만 이란 국민이 내게 민주주의 전환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나 자신이 아닌 조국과 국민을 위해 이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 국민이 현재 상황을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국이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팔레비는 이란이 자유를 회복하는 과정은 곧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위한 일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자유의 가치를 회복하면 미국은 다시 위대한 동맹을 얻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미국에 죽음을’ 외치던 나라가 ‘미국에 축복을’이라고 말하는 나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죽음과 파괴를 숭배하던 정권과 달리, 오늘날 이란 국민은 생명과 자유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CPAC 기간 중 참가자 16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식 여론조사 ‘스트로 폴(straw poll)’에서는 응답자 다수가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부에서도 전쟁 반대 목소리가 나오며 공화당 지지층에 균열이 생겼다는 주류 언론의 평가와는 상반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정권 축출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해 이란을 공격한 데 대해 응답자의 8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스트로 폴은 CPAC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되는 비공식 여론조사로, 보수 진영 핵심 지지층의 여론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도 이 결과를 직접 챙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레자 팔레비 이란 망명 왕세자 이란 전쟁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 CPAC 보수정치행동회의 텍사스 도널드 트럼프 미주중앙일보 김경준 기자
2026.03.30. 20:4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 보안요원 급여 지급 재개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항 혼란을 막기 위해 국토안보부(DHS) 장관에게 즉시 교통안전청(TSA) 요원들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TSA 요원들은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으로 한 달 넘게 정상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다. DHS는 지난 2월 14일부터 예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운영에 차질을 빚었고, 현재 주요 공항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대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이민 단속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려 한다”며 “(행정명령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한 공항 운영 혼란을 막기 위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강한길 기자행정명령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3.26. 22:49
26일 오전 10시, 국내 최대 보수 진영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이하 CPAC)’ 현장은 이란계 미국인 참가자들의 외침으로 가득 찼다.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텍사스에서 이들이 외친 구호는 두 가지, ‘트럼프’와 ‘이란 정권 교체’였다. 10년째 CPAC에 참석 중인 켈리 밀러(46)는 “CPAC에서 이렇게 많은 이란계를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이란계 참가자들이 내건 트럼프 지지 문구와 이란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피켓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이란 전쟁을 두고 미국을 규탄하는 주류 언론의 논조와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구호를 외치던 멜로디 라마니(60)는 “상당수 이란인들은 미국의 공습을 이란인들이 자유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마니는 “한 예로 이란 정권은 남편과 나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혼을 강요하는 등 개인의 자유를 억압했다”며 “자유를 위해 남편과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캐나다를 거쳐 이곳으로 왔는데, 주류 언론은 우리같은 사람들의 깊은 사연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또 다른 이란계 미국인은 “주류 언론의 보도와 달리 미국의 공격은 민간인이 아닌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실제 테헤란에 사는 친척들과 통화를 해봐도 민간인 피해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CPAC 현장에는 오늘날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응집돼 있다. 이란 전쟁을 포함한 글로벌 현안과 국내 이슈에 대한 보수 진영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토드 블랑쉬 연방 법무부 부장관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연단에 서자마자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을 정조준하며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블랑쉬 부장관은 “뉴욕, 시카고와 같은 진보 성향 지역의 사법 시스템은 매우 오염돼 있다”며 “판사들이 헌법적 원칙이 아닌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법봉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 법원을 통해 편향된 판결을 즉각 바로잡는 동시에, 오직 헌법만을 수호하는 법조인들을 대거 등용해 사법적 공정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투표자격보호법안(SAVE Act)도 이날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 법안은 투표소에서 신분증 확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진영은 신분증 확인이 저소득층 또는 취약계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리고, 신분증 주소를 갱신하지 못할 경우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등 또 다른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블랑쉬 부장관은 “투표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은 정파를 떠나 상식의 문제”라며 “부실한 선거 명부를 정비하고 불법적 요소가 있는 투표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기소를 통해 깨끗한 선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호스피스 프로그램 사기의 심각성도 이날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특히 LA카운티를 비롯한 가주 지역 호스피스 업계의 과다 청구 및 편법 운영 실태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본지 3월 11일자 A-3면〉 관련기사 호스피스 보험 사기 '주의보'…1800곳 시설 42% 사기 징후 메흐메트 오즈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 국장은 “전국 호스피스 시설의 3분의 1이 LA에 밀집해 있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곳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오즈 국장은 “법적 허점을 이용해 유령 호스피스 시설을 설립하고 연방 의료보험금을 타가는 행태가 LA 지역에서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전국을 들썩이게 한 ‘미네소타 복지 사기 사건’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그레이프바인=김경준 기자CPAC 보수정치행동회의 MAGA 도널드 트럼프 부정선거 투표소 신분증 확인 SAVE 법안 이란 전쟁 레자 팔레비 토드 블랑쉬 보험 사기 호스피스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2026.03.26. 21:58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연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이 5월 중순으로 재조정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5월 14∼15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애초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하고,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레빗 대변인은 이번에 재조정된 일정 전에는 종전이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이란 전쟁 기간을) 약 4∼6주로 추정해왔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AP통신 등은 레빗 대변인이 미·중 정상회담 전에 종전할 수 있다는 낙관적 어조를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이란 국영TV는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는 국영TV 인터뷰에서 미국이 요구한 종전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우리가 내건 조건들이 충족될 때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란에 핵 프로그램 전면 해체와 핵무기 개발 영구 포기, 이란 내 우라늄 농축 금지 등 11개 조건을 요구했다. 김은별 기자백악관 트럼프 트럼프 방중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3.25. 21:10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텍사스주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인사들이 집결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보수 진영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USA’가 25일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소도시 그레이프바인에 있는 게이로드 컨벤션 센터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열리는 두 번째 CPAC이다. 지난해가 트럼프 2기 정권 출범을 기념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나서 국정 운영 현황도 공유한다. 톰 호먼 국경 차르를 비롯해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브렌든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참석한다. 테드 크루즈, 릭 스콧 연방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참여해 입법 과제와 정당 정강·정책에 대한 보수 진영의 담론을 나눈다. CPAC은 글로벌 보수 진영의 연대의 장이기도 하다. CPAC 지부를 둔 한국, 일본, 헝가리, 호주 등 8개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국제 서밋 연사로 나선다. 이 밖에도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 등 전·현직 해외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보수 진영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특히 이번 행사는 최근 발발한 이란 전쟁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의 시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자 팔레비 전 이란 왕세자가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그가 이란 전쟁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CPAC은 보수 진영의 기류를 읽을 수 있는 자리다. 이란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열리는 이번 CPAC에서 개입주의적 성격을 띤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의 향방이 어떻게 정립될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 1기 및 2기 정권을 통틀어 처음으로 텍사스주에서 열린다. 공화당 거점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의 상징성과 맞물려 보수 진영 결집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2016년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CPAC에 참석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참석하지 않는다고 25일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 날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란 전쟁 상황 등 국정 현안으로 인해 불참하기로 했다. 그레이프바인=김경준 기자 ☞ CPAC은 미국보수연합(ACU) 주도로 1974년 처음 열린 보수 정치 행사다. 현대 미국 보수주의의 흐름을 결정짓는 상징적인 행사로 꼽힌다. 특히 최근 10년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 운동의 거점으로 기능하며 공화당의 정치적 정체성을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CPAC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보수 우파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ICE 이란 전쟁 미국 보수 좌파 민주당 공화당 김경준
2026.03.25. 19:39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이민정책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중간 선거를 앞두고 여론 부담을 고려해 범죄자 단속 중심으로 이민단속 방향을 전환하려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대규모 추방 정책의 수위를 조절하고, 고위 참모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을 지시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대규모 추방보다 '나쁜 사람들'(bad guys) 체포에 더 집중하고, 도시 내 혼란을 줄이는 방안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위 참모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의 대화 과정에서 일부 추방 정책이 도가 지나쳤으며 유권자들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규모 추방'이라는 표현에 여론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결과를 보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대상을 지칭할 때 '범죄자'라는 표현을 쓰도록 거듭 강조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력 범죄자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길 원한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특히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와일드 실장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이민 이슈가 정치적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장 단속 방식까지 조정하려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백악관의 '국경 차르'인 톰 호먼이 지난 1월 논란 많았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미네소타주 단속 업무를 총괄한 후에 나온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호먼은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ICE 요원들이 범죄 이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 체포 등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길 원하고 있다. 한편 참모들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전 장관의 해임을 정책 재설정의 주요 계기로도 보고 있다. 후임 지명자인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은 인준 청문회에서 ICE 단속을 보다 협력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판사의 영장 없이도 이민자의 집에 강제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놈 장관 시절의 지침도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이민정책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대규모 추방 도널드 트럼프
2026.03.23. 17:1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나서주길 기대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참여 필요성을 거론하고 압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공식석상에서 이란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군사적 역할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날 양국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이 포함된 일본의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로이터]일본 호르무즈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역할 도널드 트럼프
2026.03.19. 21:5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연방 의회를 넘어 주정부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블루 스테이트 일부 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취업한 이들의 향후 공직 진출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정치적·법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최소 4개 민주당 주도 주의회에서 ICE 신규 채용 인력을 대상으로 장기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이들 법안은 ICE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를 주·지방 정부의 법집행기관, 공립학교, 나아가 일부 주에서는 전체 주정부 공직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법으로 확정된 사례는 없으며, 통과될 경우 위헌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라비 빌라 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지난 2월, 2025년 9월부터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예정 시점인 2029년까지 ICE에 합류한 인사를 주·지방 정부 공직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발라 의원은 “ICE 요원이 된다는 것은 불법적 구금과 추방, 인종 프로파일링, 가족 분리를 포함한 위법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그 선택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은 “연방법 집행기관을 악당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대다수 미국인에게 ICE 요원은 영웅”이라고 반박했다. 메릴랜드 주지사는 최근 지역 경찰의 연방 이민단속 협력 위임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어 주 하원의원들은 2025년 1월 20일 이후 ICE에 입사한 인사의 주 경찰 채용을 금지하는 ‘ICE 브레이커 법안’을 발의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나마리 아빌라 파리아스 주 하원의원이 ‘멜트 ICE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트럼프 2기 동안 ICE에 근무한 인사의 교사·경찰 채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 주 하원의원 톰 래키는 “합법적 고용 경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연방 우선권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UCLA 법대의 조지프 피시킨 교수는 “법원이 아직 다뤄보지 않은 새로운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며 “상징적 메시지를 위한 입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주정부들은 해당 법안이 법정에서 일부 수정되거나 무효화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ICE의 단속 방식을 ‘비인도적’이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과 주정부 간 권한 다툼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추방 정책은 법적·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강한길 기자스테이트 민주당 블루 스테이트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3.09. 22:34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하루종일 요동쳤다.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막바지에 가깝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87달러(4.26%) 상승한 배럴당 94.7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8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이날 WTI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을 대거 반납한 것이다. WTI는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119.48달러(+31.44%)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장외 거래에서 WTI는 미 동부시각 오후 5시 현재 8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공 행진하던 유가는 주요 7개국(G7)이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하면서 흐름을 바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더욱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은 해군도 없고 통신도 없으며 공군도 없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황이 당초 4~5주로 봤던 예상 기간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밝혔다. 조기 종전 기대감에 장중 1%대 후반까지 내려갔던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상승 반전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 변동성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시민들의 생활 물가에 직격탄을 미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날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뉴욕주 평균 휘발유값(레귤러 기준)은 갤런당 3달러40센트로, 일주일 전(3달러)에 비해 40센트 올랐다. 뉴저지주 평균 휘발유값은 갤런당 3달러34센트로, 일주일 전(2달러92센트)에 비해 역시 큰 폭으로 뛴 상태다. 오일쇼크에 원·달러 환율도 15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 원화를 달러로 바꿔 생활하는 한인들은 높은 환율 때문에 손에 쥐는 돈이 급격히 줄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축유 방출은 단지 '반창고'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리스타드 에너지 부사장 야니브샤는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이 2개월간 지속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110달러를 넘고, 4개월간 지속되면 배럴당 13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롤러코스터 국제유가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초반 상승세
2026.03.09. 21:13
부모를 살해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계획했던 미국 10대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위스콘신주 워키샤 카운티 법원은 6일 니키타 카삽(Nikita Casap·18)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 두 건을 선고했다. 카삽은 지난해 어머니 타티아나 카삽과 계부 도널드 메이어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해 1월 1급 고의 살인 두 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시신 은닉과 절도 등 다른 7개 혐의를 유죄 협상 과정에서 취하했다. 검찰에 따르면 카삽은 2025년 2월 워키샤 자택에서 부모를 총으로 살해한 뒤 약 2주 동안 시신과 함께 생활했다. 이후 계부의 SUV 차량과 현금 1만4000달러, 보석, 여권, 총기 등을 가지고 도주했다가 4일간의 도주 끝에 캔자스주에서 교통단속 중 체포됐다. 수사 과정에서 연방 당국은 카삽이 드론에 폭탄을 장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에서 드론과 폭발물을 구매하려 했으며, 관련 계획을 담은 암살 선언문(manifesto)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카삽이 암살 계획에 필요한 자금과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삽은 온라인에서 두 명과 접촉해 드론과 폭발물을 구매하려 했으며, 계부 계좌에서 87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송금했지만 사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변호인 측은 20년 후 가석방 가능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며 “청소년은 자신의 최악의 행동만으로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카삽은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나는 혁명의 일부라고 믿었고 전쟁 중이라고 생각했다”며 “나쁜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은 끔찍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범죄”라며 가석방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AI 생성 기사트럼프 종신형 트럼프 암살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6.03.06. 15:17
지난해 7월의 어느 날, LA다운타운 한 길거리 모퉁이에서 만난 우원기(75)씨는 품속에서 슬쩍 서류 한 장을 꺼내 보였다. 자진 출국 신청서였다. 우씨는 “지난주에 이 서류 때문에 이민서비스국 신청지원센터(ASC)에서 지문을 찍었다”며 “만약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잡히면 보여주려고 외출할 때마다 이 종이를 꼭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빌딩 숲 사이로 내뿜는 담배 연기에는 그의 깊은 한숨이 담겨 있었다.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두렵고 무섭다. 속히 한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우씨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갑자기 ICE에 잡히기라도 하면 기약도 없이 구치소에 갇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맞지 않는 곳에 갇혀 있느니 차라리 떠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자진 출국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에서의 삶이 미국보다 나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그곳엔 가족도, 친구도 없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불분명한 한국행을 선택한 건 그만큼 추방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모든 삶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씨는 지난 2012년 12월 샌프란시스코로 왔다. 관광차 입국했다가 그대로 눌러앉았다. 그는 “도박을 조금 했는데 그때 만난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이곳에 남기로 했다”며 “그래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불법 체류'라는 사실 외에는 이곳에서 어떠한 법도 어기지 않고 살았다”고 말했다. 우씨는 페인트 시공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 외 시간에는 대부분 친구들을 만나며 미국에서의 삶을 나름 즐겼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불법 체류자 단속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사회 분위기가 너무 많이 변했다. 체류 신분 없는게 이렇게까지 중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일인가”라며 “심리적으로 점점 위축되면서 갑자기 어느날, 언제라도 잡혀갈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당을 받아 근근이 살아가던 그는 출국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무작정 LA한인회를 찾아갔다. 불법 체류자가 세관국경보호국(CBP)을 통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한국어로 상담을 해준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CBP는 자진 출국을 신청하는 불법 체류자에게 항공권과 함께 100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결국 LA한인회의 도움으로 우씨는 신청서를 작성했고, 지금은 출국 일정이 정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갑자기 “너무 불안해서 더는 밖에 못 있겠다”며 연달아 피우던 담배를 급히 껐다. 우씨는 “CBP에서 연락이 오면 지금이라도 당장 공항으로 떠날 것”이라며 “제발 빨리 한국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한 뒤 뒤돌아 떠났다. LA에는 우씨와 같은 한인 불법 체류자들이 모여 사는 셸터가 있다. 두려움은 그들을 점점 더 은둔과 고립의 삶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 한인타운 내 한 주택가 앞이다. 주름이 깊게 패인 한 남성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골목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골목 너머에는 홈디포가 있다. 종종 ICE 요원들이 불쑥 나타나 홈디포 앞 일용직 노동자들을 체포하곤 한다. 자신을 70대 불법 체류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한 주택을 가리키며 “지금 이 집에 나를 포함해 9명이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정말 큰일 난다”며 “신분증 같은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ICE에 잡히면 그대로 끌려갈 것”이라고 했다. 그들에게 셸터의 문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아니다. 누가 갑자기 들이닥칠지 몰라 항상 잠가둘 수밖에 없는 문이다. LA한인타운에서 사역 중인 세인트제임스교회의 김요한 신부는 그동안 불법 체류자들을 이 셸터로 안내해 왔다. 김 신부는 “내가 운영해 오던 (노숙자)셸터는 외부에 너무 많이 알려져서 ICE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그래서 절대로 신분이 드러나면 안 되는 사람들은 이곳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이 셸터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주택과 다를 바 없지만, 추방의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유일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다. 김 신부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직접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딱 한 가지 만큼은 해줄 수 있다”며 “이 셸터에 머무는 이들이 누구인지 절대 발설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 비밀을 지키는 일은 추방 위협에 떨고 있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김 신부만의 약속인 셈이다. 몸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마저 드러난다면 그들이 맞닥뜨릴 현실은 단 하나, 이 땅에서 쫓겨나는 일이다. 두려움은 오늘도 그들을 옥죄고 있다. 추방 위기에 처한 이들의 현실이 쉽게 드러날 수 없는 이유다. 글=장열 기자·사진=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어머니 돌아가셔도, 딸 결혼해도 못 가" "한국 국적자인데 왜 남수단 추방입니까" “미국선 추방자, 한국에선 이방인” “한국에서 나는 죽은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민세관단속국 불법 체류자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장열 김상진 ICE 도널드 트럼프 추방자 한인타운 이민자 단속 트럼프 남수단 한국 국적
2026.03.05. 21:54
지난해 9월, 수원 인근의 한 카페. 쉰 살을 넘긴 J.K(51)가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화면을 누르는 모습은 아직 휴대전화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않은 듯했다. J.K는 “한국은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부터 모든 게 휴대전화를 통해 인증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나라”라며 “스마트폰을 다루는 법을 잘 몰라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J.K가 그 흔한 스마트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수십 년간 사회와 격리돼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그는 한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총격 사건의 당사자였다. 당시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차량 총격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체포됐었다. 법원은 J.K에게 최소 50년에서 최대 종신형을 선고했다. 사방이 막힌 감옥은 그에게 갱생의 공간이었다. 젊은 시절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길은 수감 생활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뿐이었다. 결국 사법 당국은 J.K를 모범수로 인정해 가석방 판정을 내렸다. 그는 수감 생활 25년 만에 죄의 멍에를 벗고 밖으로 나왔다. 2025년 4월의 일이다. 모범수로 출소했지만 그에게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J.K는 “출소하자마자 교도소 입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나를 텍사스주의 구금 시설로 데리고 갔다”며 “다시는 평생 수갑을 안 찰 줄 알았는데 그들은 나에게 수갑은 물론 족쇄까지 채웠다”고 말했다. 구금의 시간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기약도 없었다. 어떤 질문을 해도 ICE 요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J.K는 “ICE 요원이 오더니 나에게 ‘7일 내로 남수단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한국 국적자인데 왜 연고도 없는 그곳으로 가느냐고 따져 물었지만 그들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남수단은 내전으로 인한 폭력 사태와 납치, 인권 침해 등이 잇따르며 미국 국무부에 의해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돼 있던 국가였다. 이민법에 따르면 추방 명령을 받은 외국인은 국적국 또는 마지막으로 상주했던 국가로 우선 송환돼야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추방 대상자가 ▶국적 불명 ▶국적국이 수용을 거부할 경우 ▶추방 시 생명의 위협이 있을 경우 등에는 제3국으로 송환이 가능하다. J.K의 경우는 이 같은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았다. J.K는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고 미주중앙일보에 알렸고, 내 이야기가 기사로 보도되면서 결국 한국 정부가 나서게 됐다”며 “공항에서 남수단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직전 갑자기 명단에서 제외됐고, 한국 정부로부터 임시 여권을 받아 막판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지 2025년 5월 22일 A-1면〉 관련기사 살인전과 한인 불체자, 아프리카 추방 위기 우여곡절 끝에 그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건 2025년 6월 27일이었다. 공항에서 그를 맞이한 건 미국에서부터 가슴 졸이며 추방의 전 과정을 도왔던 아버지였다. 아버지 품에 안겨 한없이 울던 J.K는 안도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곧바로 한국 사회의 냉랭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한국에 도착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다. 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자신이 ‘수배 대상자’에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어릴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 병무청 전산망에 기록이 잡힌 것이다. J.K는 “현재 검찰에서 내 문제를 조사 중인데 병역 기피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잘 마무리될 것”이라며 “문제는 집으로 찾아온 형사에게 이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 과거를 어쩔 수 없이 모두 털어놓아야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추방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삶은 아이러니한 양면이 존재한다. 미국에서의 과거를 완전히 숨기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자신을 숨기면 숨길수록 수십 년의 공백으로 인해 생긴 사회와의 이질감을 홀로 극복해야 한다. 그는 “주민등록증을 신청하고 은행 계좌를 만들고 의료보험을 신청하는데 사람들이 내심 궁금해한다”며 “그렇다고 과거를 털어놓으면 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테니 숨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K는 최근 수원의 한 차량 정비소에서 엔진 세척사로 일하게 됐다. 물론 직장에서는 그의 과거를 전혀 모른다. 그가 매달 받게 될 월급은 한화로 270만 원이다. 돈을 열심히 모아 훗날 비즈니스를 차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아마도 끝까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 같다”며 “단, 결혼할 사람이 생긴다면 솔직하게 다 말하고 싶다”고 했다. 추방자의 삶에는 애환이 있다. 희망이 담긴 미래와 숨겨야만 하는 과거가 교차한다. 관련기사 "어머니 돌아가셔도, 딸 결혼해도 못 가" “미국선 추방자, 한국에선 이방인” “한국에서 나는 죽은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글=장열 기자·사진=김상진 기자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장열 김상진 ICE 도널드 트럼프 추방자 불법 체류자 한인타운 이민자 단속 트럼프 남수단 한국 국적
2026.03.04. 21:35
3일 정오, 웨스트우드 지역의 페르시안 스퀘어. 이란계 미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이곳은 LA의 작은 ‘테헤란’으로 불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지 나흘째다. 이곳에는 이란 국기와 함께 레자 팔라비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다. 레자 팔라비는 이란에서 축출된 옛 왕세자로, 이번 공습으로 숨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이곳에서 만난 루즈베 파라하니푸(54)는 “이번 공습은 이란 국민에게 정권 교체의 기회”라며 환영했다. 페르시안 스퀘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파라하니푸 는 “하메네이 사망과 군 지도부의 공백으로 현재 정권은 상당히 약화됐을 것”이라며 “오랜 독재로 분노가 쌓인 이란 국민들은 이제 거리로 나와 권리를 되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파라하니푸는 지난 2000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반정부 및 언론 자유 운동에도 참여했다. 1999년 개혁파 신문 ‘살람’ 폐간에 항의하는 대학생 시위를 이끌었다가 이란 사법당국에 체포돼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 파라하니푸는 “그동안 하메네이 정권이 자국민에게 가한 폭력은 최근 며칠간의 공습보다 훨씬 더 크다”며 “반정부 시위에서 사살된 시민이 공습 사망자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UCLA 의대에 재학 중인 케일라 오데쉬(25)는 이번 공습에 대해 “이란계 여성으로서 이란 여성들이 당당하게 히잡을 벗고 더 많은 자유와 권리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주변 중동 국가 여성들이 누리는 자유를 이란 여성들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반응은 주류 언론의 보도와는 온도차가 있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3명(약 59%)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잘못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란 출신 언론인이자 정치운동가인 마시흐 알리네자드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 사망 소식을 전하자 뉴욕 거리에서 이를 기뻐하는 영상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알리네자드는 이 영상에서 “수천 명의 희생자에게 정의가 실현된 순간”이라고 말했다. 물론 독재 정권에서 벗어날 기회를 반기면서도 전쟁 장기화와 미국 등 외국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목소리도 있다. 파라하니푸는 “이란의 정권 교체는 이란 국민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이지 미국이 개입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상황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도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서리 스토어를 운영하는 모하메드 가파리안 역시 “정권 교체는 오랜 기간 이란 사회의 큰 과제였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다만 외부 세력의 개입이 확대된다면 이란 정권 교체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곳에서 사진관을 운영 중인 50대 이란계 미국인 A씨는 “이번 공습이 오히려 자유의 기회를 후퇴시켰다”고 평가했다. 아내와 아들을 제외한 친인척이 대부분이 여전히 이란에 거주 중인 그는 보복 가능성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A씨는 지난 1983년 서독을 거쳐 1999년 미국에 정착했다. A씨는 “독재가 싫어 미국에 왔는데 그동안 반정부 세력이 대내외적으로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해 왔고 마무리 단계에 거의 가까웠다”며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상황이 초기화됐다. 테헤란 곳곳이 무너진 상황에서 정권 교체보다 재건이 먼저다”고 말했다. A씨는 전쟁이 확전될 경우 이란계 미국인들이 미국 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전쟁이 확대돼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거나 국내에서 관련 테러가 발생한다면 그 비난이 우리 같은 이란계 미국인에게 향할 수 있다”며 “그때마다 우리는 해명해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페르시안 스퀘어=김경준·송윤서 기자페르시안 스퀘어 이란 공습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김경준 송윤서 히잡 미국 공습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정부 레자 팔라비
2026.03.03. 22:10
서울 을지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세준(55) 씨는 창밖을 한참 바라봤다. 빼곡한 고층 빌딩과 수많은 사람이 바삐 오가는 도심 풍경을 지켜보던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 “한국이 ‘내 나라’는 맞지만, 진짜 ‘내 집’은 아니에요. 내 아들, 내 딸, 내 어머니… 가족이 다 미국에 있잖아요. 정말 내 집으로 가고 싶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던 그는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영주권자였던 박씨는 지난해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참전용사다. 1989년 파나마에서 전투 중 총상을 입고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퍼플 훈장을 받았다. 〈본지 2025년 6월 25일자 A-1면〉 관련기사 훈장 받은 한인 참전용사, 16년 전 전과로 자진 추방 나라를 위해 싸웠던 박씨에게 미국 정부는 ‘추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추방 전까지 그의 발목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발찌까지 채웠다. 박씨는 7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갔다. LA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한인 사회의 아픔인 LA 폭동을 겪으며 부모가 운영하던 가게가 불에 타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난 그에게 미국은 삶의 터전이자 한국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었다. 48년을 그렇게 미국에서 살았다. 그는 전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다 청년 시절 한때 약물에 손을 댔다. 잘못에 대한 대가는 법적으로 이미 치렀다. 복역 후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며 보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하와이에서는 자동차 딜러에서 일하며 두 자녀도 키웠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과거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한 기록이 그의 모든 삶을 대신할 뿐이었다. “나는 추방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해요. 내 집, 내 터전, 내 가족, 내 직장… 하루아침에 생이별을 하게 된 거잖아요. 철저하게 나 혼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지게 된 거죠.” 그가 전자발찌를 떼고 한국에 도착한 날은 2025년 6월 24일이다. 이후 모든 것을 홀로 감내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야구 경기를 보러 갔어요. 물론 혼자였죠. 여기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요. 돌아다닐 때는 괜찮다가도 갑자기 외로움이 마구 밀려와요. 한동안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유도 없이 몇 시간씩 울기도 했어요.” 그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다시는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갈 수 있지만 미국만은 예외다. 하와이에 있는 노모가 세상을 떠나도, 딸이 결혼을 해도 그는 법적으로 평생 미국 땅을 밟을 수 없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가족이 여전히 미국에 살고 있지만, ‘추방자’라는 낙인은 그가 미국 땅을 다시 밟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다. 박씨는 현재 변호인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법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예요.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아이들과 외식도 하고, 엄마도 보고 싶어요. 친구들과 골프도 치고 싶고요. 특별한 삶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요.” 경기도 평택에는 주한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가 있다. 부대 인근의 작은 물류회사 ‘일우’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박진우(53) 씨는 한국 생활 8년 차다. 미군이 한국으로 오거나 해외로 이동할 때 이삿짐을 운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박씨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근 추방된 한국인 두 명을 우리 회사에 취직시켜 줬다”고 했다. 그 역시 25년간 미국에서 살았다. 영주권자였던 그는 2017년 LA에서 추방됐다. 앞서 2014년에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됐고, 당시 검찰은 그에게 45년형을 구형했다. 박씨는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성매매 혐의로 변경돼 결국 7년형을 선고받았다”며 “구치소에 3년간 있었고, 그 기간을 두 배로 계산해 1년을 더 복역한 뒤 7년 형량을 채운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때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시기였다. 형기를 마치자 곧바로 추방 명령이 내려졌고, 그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자신이 추방자이기 때문에 추방자의 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박씨는 “막 추방돼 한국으로 왔는데 그들이 한국 사회의 복잡한 시스템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나는 이미 한 번 겪어봤으니 주민등록증 발급, 은행 계좌 개설 같은 것을 도와주고 필요하면 거처나 직업도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그의 왼쪽 팔에는 ‘California’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한국에 와서 새긴 것이다. 박씨는 “내가 살았고 의미가 있었던 곳을 몸에 남겼다”며 “그렇지만 설령 미국으로 다시 갈 수 있다 해도 이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정말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수많은 ‘Made in USA’ 제품을 지금 누가 만들고 있느냐”며 “이민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그들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 나는 미국이 더 이상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방은 그들에겐 깊은 상처다. 삶의 이면에 자리한 이별과 단절은 아물 수 없는 상흔이다. 글=장열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미국선 추방자, 한국에선 이방인” “한국에서 나는 죽은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에 2025년 12월 19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중앙일보 장열 김상진 ICE 도널드 트럼프 추방자 불법체류자 한인타운 이민자 단속 트럼프
2026.03.03.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