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연방 의회를 넘어 주정부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블루 스테이트 일부 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취업한 이들의 향후 공직 진출을 제한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정치적·법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최소 4개 민주당 주도 주의회에서 ICE 신규 채용 인력을 대상으로 장기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이들 법안은 ICE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를 주·지방 정부의 법집행기관, 공립학교, 나아가 일부 주에서는 전체 주정부 공직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법으로 확정된 사례는 없으며, 통과될 경우 위헌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라비 빌라 뉴저지주 하원의원은 지난 2월, 2025년 9월부터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예정 시점인 2029년까지 ICE에 합류한 인사를 주·지방 정부 공직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발라 의원은 “ICE 요원이 된다는 것은 불법적 구금과 추방, 인종 프로파일링, 가족 분리를 포함한 위법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그 선택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은 “연방법 집행기관을 악당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대다수 미국인에게 ICE 요원은 영웅”이라고 반박했다.
메릴랜드 주지사는 최근 지역 경찰의 연방 이민단속 협력 위임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어 주 하원의원들은 2025년 1월 20일 이후 ICE에 입사한 인사의 주 경찰 채용을 금지하는 ‘ICE 브레이커 법안’을 발의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나마리 아빌라 파리아스 주 하원의원이 ‘멜트 ICE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트럼프 2기 동안 ICE에 근무한 인사의 교사·경찰 채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 주 하원의원 톰 래키는 “합법적 고용 경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연방 우선권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UCLA 법대의 조지프 피시킨 교수는 “법원이 아직 다뤄보지 않은 새로운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며 “상징적 메시지를 위한 입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주정부들은 해당 법안이 법정에서 일부 수정되거나 무효화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ICE의 단속 방식을 ‘비인도적’이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과 주정부 간 권한 다툼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추방 정책은 법적·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