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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쏟아지는 서머타임…왜 못 없앨까…영구 표준시 vs. 영구 서머타임

Los Angeles

2026.03.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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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표준시, 건강에 유리"
정치 및 산업 이해관계도 변수
19개주 영구화법 통과시켰지만
연방 의회 승인 없어 시행 못 해
화요일 아침 출근길. 평소보다 몸이 무겁다. 시계는 맞는데 몸이 따라오지 않는다.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시행 후 두 번째 출근인데도 아직 몸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비슷한 불만이 반복된다. “왜 아직도 시계를 바꾸느냐”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상당수 국민이 연 2회 시계를 조정하는 현재 제도를 불편하게 느낀다고 답한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많은 사람이 불편해하는데도 서머타임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문제는 시계 조정 자체에는 불만이 많지만, 서머타임과 표준시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모두 싫다지만 의견 제각각
 
국민 상당수는 연 2회 시계 변경을 없애는 데는 찬성하지만, 어떤 시간을 기준으로 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영구 서머타임을 선택하면 겨울철 해가 늦게 뜬다. 예를 들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겨울 동안 해가 오전 9시쯤 떠오른다.
 
반대로 표준시를 연중 유지하면 여름에는 해가 지나치게 일찍 뜬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경우 6월 해돋이가 오전 4시 11분에 시작된다.
 
표준시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세이브 스탠더드 타임(Save Standard Time)’의 제이 피아 대표는 “우리가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태양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해법 못 찾아
 
정치권에서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이후 19개 주가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실제 시행은 불가능한 상태다. 서머타임을 영구화하려면 연방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방 상원은 2022년 서머타임 영구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에서는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항공업계 등 일부 산업이 일정 혼란을 우려해 법안 추진에 소극적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주의 그레그 스튜브 연방하원의원은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했다. 표준시와 서머타임의 중간 지점인 30분만 조정하자는 것이다.
 
▶전문가 “표준시가 낫다”
 
수면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중 표준시 유지가 건강에 더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매사추세츠대 의대 신경학 교수 캐린 존슨은 “아침 햇빛이 생체 리듬을 맞추는 데 가장 중요하다”며 “연중 표준시가 가장 건강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콜로라도대 수면연구소의 케네스 라이트 교수도 “서머타임 시작 직후 며칠 동안 교통사고와 심장마비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바꾸기 어려운 이유
 
현실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제도 변경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골프 산업은 저녁 시간 이용이 줄어든다며 표준시 영구화를 반대한다. 방송사 역시 시간대가 달라질 경우 프로그램 편성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일부 주에서는 주변 주가 함께 변경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여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합의’
 
현재 미국에서 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는 주는 애리조나(나바호 네이션 제외)와 하와이뿐이다.
 
콜로라도의 시민운동가 스콧 예이츠는 “연방정부가 시계 변경 자체를 없애고 각 주가 표준시와 서머타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언제 현실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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