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별 개인 소득세 정책이 정치 성향에 따라 크게 갈리면서 세금 정책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들은 개인 소득세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들은 고소득층 세율을 유지하거나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하와이, 뉴저지, 뉴욕, 워싱턴 D.C. 등 민주당 성향 주들은 10% 이상의 높은 소득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13.3%의 전국 최고 소득세율을 보인다.
월스트리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23개 주가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하했다. 이는 소득세를 낮추거나 아예 없앤 주들이 부유층과 기업 투자를 끌어들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부 주들이 세율 하향에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일부 주는 더 나아가 소득세 폐지까지 추진하고 있다.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등은 개인 소득세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미 알래스카, 플로리다, 네바다,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텍사스, 워싱턴, 와이오밍 등은 개인 소득세가 없는 주로 꼽힌다.
미시시피의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는 “정부가 가져가는 돈을 줄이면 주민들이 더 많은 소득을 유지하고 가정과 지역사회에 투자할 수 있다”며 감세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득세 폐지가 반드시 주민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싱크탱크 ‘조세경제정책연구소(ITEP)’의 에이던 데이비스는 “소득세가 사라지면 공공서비스가 축소되거나 판매세·각종 수수료 등 다른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주리에서는 개인 소득세 폐지를 검토하면서 대신 판매세를 확대해 TV 스트리밍, 자동차 수리, 미용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소득세는 낮춰도 세수원은 보호하겠다는 정책이 반영된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 주들은 높은 세율이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공공 서비스 재원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뉴욕시에서는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증세 정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소득층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부유층과 기업이 세율이 낮은 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의 비영리 재정 연구기관 ‘시티즌스 버짓 커미션’의 앤드루 라인 대표는 “세율 인상이 당장 대규모 인구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를 이유로 과세를 강화하면 기업들과 고소득층의 동요가 시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별 세금 정책이 앞으로도 감세 경쟁과 증세 정책이라는 두 갈래로 더욱 뚜렷하게 나뉘면서 ‘중간 지대’가 점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